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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6월을 보내며 본문

일상

6월을 보내며

달빛사랑 2020. 6. 30. 14:01

 

오늘까지가 한 해의 딱 절반인 거지. 내일부터는 새로운 반이 시작되는 거야. 무척 숨차게 지나가 버렸네. 한 일이 없다고는 말하지 않겠어. 반년(半年) 동안 아무것도 한 게 없다면 누가 믿겠어. 다만 계획했던 일들을 못 끝냈거나 끝내긴 했어도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못할 수는 있겠지. 나라 안팎으로도 정신없었잖아.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창궐은 우리가 그간 누(꾸)려왔던 삶의 방식을 총체적으로 되돌아보게 만들기도 했지. 과연 우리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사실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삶의 약한 고리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했지만, 동시에 새로운 방식의 삶의 가능성을 고민하게도 해 주었지. 세상 모든 일은 양가적(兩價的)인 것 같아. 잃은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으니까. 물론 (양가적이라 말은 했지만) 두 개의 가치가 꼭 반반씩의 몫을 분유(分有)하는 것은 아닐 거야. 아무튼 나의 6개월은 그런대로 괜찮았던 것 같아. 그래서 후회는 없어. 만족해. 그렇다고 공감 능력이 없는 사람처럼 절망에 빠진 사람들 앞에서 젠체하지는 않겠어. 공동체가 겪는 아픔의 일부분은 분명 내 몫일 테니까. 앞으로 펼쳐질 2020년의 나머지 절반의 시간이 어떤 색으로 덧칠해질지는 나 자신도 몰라. 하지만 닥치지 않은 시간과 상황에 대해 미리 걱정하고 아파하고 엄살 부리진 않을 생각이야. 열리지 않은 시간과 닥치지 않은 상황은 모두 긁지 않은 복권과 같은 거지. 살짝 기대되네. 더욱 사랑하고 더욱 치열하게, 그리고 많이 겸손하게!


사이즈가 맞지 않는 '옷'도 물론 싫지만, 내 취향이 아닌 '옷'은 정말로 싫다. 썩 내키지는 않았으나 거절하자니 야박한 것 같아 (사실은 마음이 약해) 어쩔 수 없이 수락했던 두 건의 청탁(한 건은 돈을 받는 글쓰기였고, 다른 하나는 돈을 내야 하는 단체의 보직이었다)을 큰맘 먹고 정리했다. 담백하게 말했더니 (상대는) 솔직하게 아쉬워했다. 거절할 때에도 예의가 필요하다면, 아마도 가장 큰 예의는 솔직함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솔직함은 힘이 세다. 오랜 지병인 온정주의 증후군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쬐~에끔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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