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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힘내요 태인 씨! 본문

일상

힘내요 태인 씨!

달빛사랑 2020. 6. 28. 14:00

 

지난달에 이어 다시 또 엄마는 용돈 중 일부가 없어졌다며 누나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십일조를 내려고 돈을 확인했더니 이번 달 받은 용돈 중 10만 원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누나와의 통화를 끝내고 엄마 방에 가서 십일조 봉투를 확인해 보니 둘째 주 일요일인 14일에 헌금한 것으로 도장이 찍혀 있었다. 그렇다면 돈이 비는 이유는 한 가지, 아마도 십일조(어머니는 10만 원을 매달 십일조 헌금으로 내신다)를 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매월 10일에 연금과 용돈을 은행에서 찾아 엄마에게 드린다. 이번 달도 예외없이 10일에 전해드렸다. 하지만 엄마는 막무가내셨다. 십일조의 경우, 교회에서 봉투를 받아오면 항상 한 달 전에, 용돈 중 일부(10만 원)를 다음 달 십일조로 미리 봉투에 넣어놓기 때문에, 봉투에 들었던 돈은 전월(前月)에 받은 용돈 중 일부이지 이번 달에 받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치고 펄쩍 뛸 노릇이었다. 엄마 표현대로 “귀신이 곡할 노릇인”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이러저러한 가능성을 들어 이유를 설명하고 설득해도 받아들일 생각을 도무지 하지 않으신다.

 

누군가 돈을 훔쳐 갔거나 길을 가다 흘린 것이라면 그만큼의 돈을 더 찾아다 드리면 그뿐이다. 문제는 이제 자신이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엄마의 기억장치가 고장난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그것은 치매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다. 단순한 착각이라면 다행이지만 지난달에 이어 연거푸 같은 상황을 연출하고 계시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병원을 방문해 진단을 받아야 하는 걸까. 다시 또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그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기억장치의 고장 때문일 것이다. 좀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해진 것만은 분명하다. 늙는다는 것은 참 애잔한 일이다. 힘내요, 태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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