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비 내리는 밤에 본문
잠깐 잠들었다 깨어보니 빗소리가 들리네. 호텔 델루나에도 밤비가 내리고 있을까. 투숙하고 있는 모든 영혼들도 고즈넉이 이승의 추억을 곱씹고 있겠지. 센 체하지만 실은 마음이 무척 여린 장만월 사장의 안부가 무엇보다 궁금하군. 천 년을 이어오는 전생의 업 때문에 샴페인을 마시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건 아닌지. 전생과 현생을 이어주는 빗속에서 오늘밤 그녀와 술 한 잔 하고 싶군. 가끔 어깨도 빌려주며…… 그러면서 나도 문득 오래 전 기억을 떠올리며 감상에 젖고 싶어. 그날 밤, 자주 가던 카페에서 듣던 LP는 가장 익숙한 부분에서 티 나지 않게 튀었지. 익숙한 거리의 네 번째 가로등은 꺼져 있었고, 미처 잠들지 않은 낯익은 꽃 몇 송이 수군거렸지. 너를 보내고 돌아오던, 비 내리던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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