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페스티벌, 그것도 젊을 때나 좋은 거지 본문
인천시로부터 2인 초대권을 받긴 했는데 컨디션도 시원찮고 더위를 몹시 타는 까닭에 갈까 말까 고민 중이다. 물론 젊은 청춘들이야 더위와 상관없이 방방 날겠지만...ㅠㅠ 재작년에 후배 혁재와 참석했을 때 더위 때문에 많이 고생했지. 딱히 더위 피할 곳도 여의치 않았고. 게다가 공연장 안에서는 후원사인 카스맥주만 비싼 가격에 팔고 있었지. 그래서 나와 혁재의 주종인 막걸리를 마실 수 없었다는 거야. 그건 우리에게 아주 치명적인 결격사유였어. 물론 훌륭한 뮤지션의 공연과 그에 호응하는 젊은이들의 열기와 함성을 만났을 때는 나도 잠시 가슴이 격동되긴 했다. 흐르는 땀에도 불구하고 제자리에서 방방 뛰며 소리를 질러댔지. 그러나 급속히 체력방전! 그늘을 찾아다니며 한참을 앉아 있다가 일어나곤 했던 거야. 11시쯤 녹초가 되어 행사장을 빠져나오면 혁재와 나는 다짐했지. “여긴 다시 올 곳이 못 된다. 존 바에즈나 스콜피온즈 정도가 라인업에 포함되었다면 모를까, 나이 먹어 올 곳은 못 돼.”하며 구월동에 나와서 막걸리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둘 다 말은 안 했지만, 다시 말해서 더위와 서비스, 그리고 매력 없는 라인업에 때문이라고 표면적으로 툴툴거렸지만 사실은 체력이 따라주질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대놓고 체력을 얘기하자니 자존심도 상하고 일단 슬프잖아.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 내리는 밤에 (0) | 2019.08.11 |
---|---|
M 선생, 난 이렇게 생각해요 (0) | 2019.08.10 |
아버지 기일 (0) | 2019.08.08 |
문화포럼과 이사 간담회에 참석하다 (0) | 2019.08.07 |
다른 언어(중국어)로 낭송되는 나의 시들 (0) | 2019.08.06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