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편집회의 마치고 '민'에 들르다 본문
민예총편집회의 때문에 신포동에 들렀다. 회의를 마치고 식사와 술을 했다. 밥까지는 좋았는데, 주점 민에서의 뒤풀이가 과했다. 나 하나로 볼 때는 평소보다 특별히 과한 것은 아니었으나 술 마시지 않은 후배와 함께 한 자리였다. 결과적으로 후배에게 시간과 술값을 빼앗은 것이다. 미안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담배 피우러 나갔다가 만난 장한 소낙비 때문에 기분이 좋아졌고 덩달아 미안함 마음도 빗물에 흘려보냈다.
사실 주점 민에서는 종종 오버페이스를 하게 된다. 그곳은 내 젊은 시절의 한 때가 녹아 있는 추억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쇠락해서 손님이 들지 않는 연민의 공간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무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야박하고 모진 일처럼 느껴진다. 신포동에서 술 마실 일이 있을 때 나는 반드시 민에 들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돌아오는 길은 지슬이의 미소년 남편이 집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고맙고 아름다운 커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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