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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겁쟁이가 다 됐다 본문

일상

겁쟁이가 다 됐다

달빛사랑 2019. 8. 4. 22:00

너무도 재미없다. 삶의 전선에서 매일 치열한 전투를 치러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고약한 시절이 아닐 수 없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요 며칠은 갑작스레 시일야방성대곡의 날이 되어 버렸다. 날씨가 초래한 불쾌지수만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일본의 신군국주의자들은 양국의 민중에게 핵폭탄급 스트레스를 연일 부과하고 있는 중이다. SNS에는 강도 일본의 시대착오적인 행태에 대한 비분강개한 언사들이 넘쳐나고 노동자들은 고공에서, 현장에서 여전히 사선을 넘나들고 있으며 쓰레기 정치인들은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는 오늘, 폭염주의보까지 내려진 이곳은 열탕지옥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나는 주말 내내 공감지수 제로(Zero)인 사람처럼 그 모든 것들에 대해 무심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더위를 워낙 혹독하게 타는 체질 때문이라고, 인간에 의한 스트레스에 면역력이 없는 유리감성 때문이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면서 영화를 보고, 냉면을 만들어 먹고, 에어컨 아래서 낮잠을 잤다. 세상과의 소통에 있어 물리적으로 가장 편한 방식인 SNS와도 거리를 두면서. 분노와 극도의 상실감을 마주하기 두려워 현실의 난맥과 타인의 고통,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외면했다. 겁쟁이가 다 됐다. 겁쟁이가 견디기에 이 현실은 너무도 그악스럽고 재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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