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제주여행 일곱째 날-귀가, 그리고..... 본문
새벽부터 내린 비는 아침나절 제법 굵어졌다. 빗소리 때문인가 나는 새벽녘에 잠이 깼다. 창밖에 무리지어 핀 수국 잎들 위로 빗방울은 경쾌한 소리를 내며 떨어지고 있었다.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는 날, 아쉬움은 남겨두고 아름다운 추억만 배낭 속에 넣어서 돌아가야겠다. (현재 시간 6시 5분)
제주도에서의 6박 7일, 다소 긴 외유였다. 인천에 도착했을 때, 배낭을 메고 만나는 오후 세 시의 시간이 너무도 낯설어 단골 술집에 들러 막걸리 두어 병을 마시고 귀가했을 때, 어머니는 소녀처럼 환하게 웃으며 나를 맞아주셨다. 여행 내내 어머니를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서귀포시 한경면 조수리 김영택-장희순의 집 뒷뜰에서 소변을 보거나, 회수 4거리 근처에 정착한 강강한 후배 이은진의 집 작은 뜰을 거닐며 하현의 달빛 아래서 담배를 필 때, 나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가슴이 잠시 먹먹해졌던 것은 사실이다. 오늘 집시의 몰골을 하고 집에 들어선 나를 보며 환하게 웃어주던 어머니의 모습, 너무도 반갑고 많이 정겨웠다. 어머니의 저 환한 웃음 때문에 나는 집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목하(目下), 몸도 맘도 기분좋게 이완되고 있는 중이다. (지금 시각 8시 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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