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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오늘도 갈매기에 들렀습니다 본문

일상

오늘도 갈매기에 들렀습니다

달빛사랑 2018. 3. 9. 23:30

습관처럼 들릅니다. 외롭기 때문일까요. 어김없이 퇴근길이면 주점 갈매기를 찾게 됩니다. 물론 나는 혼자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밥은 늘 혼자 먹는 게 익숙하지만 술을 혼자 마시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요. 그런데도 약속 없이 갈매기를 찾는 것은 그곳에 가면 늘 누군가 지인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지요. 사람 좋은 조구 형이 홀로 앉아 막걸리를 마시거나 술꾼이자 가수인 오혁재가 들러서 합석하곤 하지요. 술값은 늘 조구 형이 냅니다. 10번에 두 번 정도는 내가 계산하고요. 퇴근길에 술집 안을 들여다보았을 때 조구 형이나 혁재가 없으면 그냥 가곤 합니다. 그러고 보면 딱히 술이 좋아 술집을 찾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일종의 고약한 습관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나쁜 습관은 참 무서워요. 사람을 속수무책으로 실없게 만들기도 하고, 계획된 일상의 퍼즐 혹은 블록을 흐트러뜨리는 고약한 심술쟁이지요.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소모가 발생하는 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뭔가 대책이 필요하긴 하지만, 이렇듯 반성하는 것도 일종의 습관처럼 돼버리다 보니 문제의식은 그때뿐이지 시간이 지나면 말짱 도루묵이 되기 일쑤입니다.

 

오늘도 술집에 들렀습니다. 역시나 조구 형이 와 계셨고, 인천일보 여승철 선배가 술 마시고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온고재 우재 형이 들어오셨습니다. 혁재도 이내 도착했고요. 그렇게 다시 술판이 시작되었습니다. 늘 패턴대로 조구 형은 먼저 일어나시고, 나와 혁재는 남아 술을 마셨습니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날 때쯤 후배 근직이가 도착했습니다. 나는 소위 말해 인사불성이 될 때까지 술을 마시는 타입이 아니라서 취했다 싶을 때 일어나곤 합니다. 적어도 택시가 아니라 지하철을 이용해서 갈 수 있는 시간 동안만 술을 마시고, 또 하나 돌아와서 일기 쓸 정도의 정신은 남겨가지고 오지요. 그러고 보면 나쁜 습관만 있는 것도 아니군요. 좋은 사람들과 술을 마시면 술도 덜 취하고 기분도 좋습니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유쾌한 술자리라 하더라도 건강을 생각해서 너무 자주 마시는 것 자제해야겠지요. 볕이 참 좋았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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