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오 하나님 할렐루야... 후배를 우연하게 만나다 본문

일상

오 하나님 할렐루야... 후배를 우연하게 만나다

달빛사랑 2017. 12. 21. 17:26



페이스북에서 아는 후배를 우연찮게 만났다. 반갑기도 했지만 놀라웠던 것은 글쎄 이 친구가 목사님이 되어 있었다는 거다. 허참. 물론 후배네 부모님은 독실한 기독교신자였고 그와 여동생은 모태신앙이었다. 후배와는 사춘기시절 교회 고등부 모임을 함께 하기도 했고 대학에 들어가서는 청년회 활동도 같이 했다. 내 기억으로는 그 당시 이 친구는 담배도 피고 술도 제법 마셨던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나 역시 술과 담배를 할 때였지만. 고등학교도 학생양아치들만 다닌다는 공고를 다녔고 방과 후에 어울리던 무리가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 물론 심성은 착했고 유머 감각도 뛰어나서 주변 사람들에게는 인기가 많았고 특별한 민폐도 끼치지 않았다. 이 친구에게도 안타까운 일이 있었는데,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여동생이 갑자기 죽음을 맞이한 일이다.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여동생은(나를 유난히도 잘 따르던 여학생이었다) 선천적으로 심장이 좋지 않았다고 하는데, 아직도 정확한 사인은 모른다.

 

어쨌든 내가 신현동을 떠나오기 전까지 그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억은 위와 같은 것이었다. 사춘기 시절의 일탈이야 시간 지나 철들면 추억거리가 될 수 있는 것, 따라서 나는 그가 청소년 시절, 날나리 같은 생활을 했다고 해도 이후 '어둠의 자식'으로 남았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 친구의 성정상 회사 영업사원이나 요식업을 하면 성공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목사라니, 이건 전혀 예상 밖이었다. 하나님의 오묘한 뜻이야 인간의 머리로는 도저히 가량할 수 없는 것이라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기억의 파편들을 아무리 조합해 봐도 후배와 목사는 도무지 연결이 되지 않는 것이다. 어떤 계기로 그가 목사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로만칼라를 하고 두 손을 높이 든 채 설교하는 모습을 보니 반갑기도 했지만 너무도 놀라웠다.

 

지금 후배는 필리핀에서 선교사를 하다가 미국 펜실바니아에서 S감리교회의 파견목사로서 사역하고 있다고 한다. S감리교회는 나와 그 후배가 어린 시절 함께 다니던 교회였다. 그 친구는 내가 남동구로 이사하고 난 이후로도 계속해서 S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해 온 모양이었다. 이럴 때 어른들은 할렐루야하고 외쳤을 것이다. 나 역시 할렐루야! 주님께서 후배의 마음을 움직여 당신의 종으로 삼으셨을 때는 다 모종의 뜻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후배(앞으로는 이 목사님이라고 불러야겠지만)에게 어머니의 건강을 위해서 기도를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리고 바위처럼 굳세고 물처럼 자비로운 사역자가 되라고 덕담을 했다. 후배는 아멘하면서 , 형님,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대답을 해왔다. 오늘 그와 내가 만나게 된 것도 다 주님의 뜻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것이 무엇인지 지금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말이다. 모쪼록 후배가 주님이 부여한 목자로서의 사명을 온당히 감당해 신도들의 사랑은 물론이고 주님으로부터도 흡족하다 칭찬받고 사랑받는 그런 목사가 되길 기원한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