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한심아 시인아 정신 차려라 본문
낮술을 마셨다. 아픈 어머니를 집에 놔두고 철딱서니 없이 해가 지기 전부터 소주를 마셨다. 사람들은 날더러 효자라고 부르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인다만 사실 나는 얼마나 이기적인 패륜아인가. 몸도 맘도 망가뜨리는 초저녁 낮술을 마시며 내가 나의 빤한 속을 똑똑히 본다. 한심한 시인아, 언제라야 정신을 차리겠느냐.
남구지원사업 기획단 회의를 마치고 후배들과 갈매기에 들었다. 취해서 돌아오니 장을 봐 온 누나는 부식들을 냉장고에 넣고 계셨고, 어머니는 옆구리를 손으로 짚은 채로 거실을 홀로 걸어 다니고 계셨다. 나는 민망한 나머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 방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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