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요즘엔 하루가 멀다않고 부고가 도착한다 본문
망자들의 네트워크가 다시 또 가동되고 있다. 하루가 멀다않고 도착하는 부고. 늦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이맘때쯤이면 항용 겪게 되는 일이다. 이승에 미련을 두어봐야 부질없는 일임을 아는 망자들이 그나마 허허로운 하늘 길, 마음 붙일 일이라고는 낯선 동반과의 동행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나도 언젠가 이곳을 떠나야 할 텐데, 그때가 되면 나도 이즈음의 망자들처럼 이승의 시계가 다 된 영혼들을 일제히 불러 모아 함께 하늘 길을 열어가게 될까. 마음이 스산하다.
어머니는 이제 홀로 식사를 챙겨먹을 만큼 호전되셨다. 이기적인 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 사실은 호전되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비루한 일상을 거부하는 어머니의 의지가 고통을 감내하게 하는 것이 분명하겠지만, 나는 스스로 ‘어머니는 나날이 호전되고 있다’고 자기세뇌 중이다. 얼마나 영악한가. 알면서 그러고 있으니 또 얼마나 비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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