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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혁재야 힘내라 본문

일상

혁재야 힘내라

달빛사랑 2017. 4. 24. 23:00

우연찮게 시작된 술자리에 선배가 나타나면서 판이 커졌다. 자리를 옮겨서 서너 잔의 술잔이 돌았을 때 함께 있던 후배 혁재가 갑자기 전화를 받고 긴장한 표정으로 밖으로 나갔다. 한참 동안 통화를 하고 들어온 혁재는 침통한 표정으로 허공만 바라보다 말했다. “형이 조금 전 교통사고를 당했대요. 중환자실에 있는데 가망이 없다고 하네요.” 혁재의 형은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집 근처라서 헬멧을 쓰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포천에서 젖소 목장을 하고 있는 형은 혁재와는 아버지가 다른 형제다. 전쟁 통에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그는 아버지의 얼굴도 모르는 유복자로 태어났다. 그래서 그런가 어머니는 다른 형제들보다 유독 형을 안쓰럽게 여기고 늘 마음에 담고 사신다고 했다. 바람처럼 살던 혁재가 마음 붙이고 마음 속 태풍을 다스리던 곳도 형님댁이었다고 한다. 어느 날인가 혁재는 형의 목장에서 소를 키우며 지내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었다. 혁재에게는 그 시절이 자기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투명했던 시절이었다고 한다. 그만큼 형과의 추억이 많았던 혁재였기 때문에 형의 사고 소식은 혁재를 무척이나 힘들게 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요즘 건강이 안 좋은 오의 어머니는 히스테리가 이만저만이 아니라서 걱정이라는 말을 오에게서 들었는데, 아들의 사고 소식을 듣게 되면 그 충격이 얼마나 클까 걱정이다. 사람의 목숨은 하늘에 달렸다고는 하지만 요즘 너무 많은 죽음들을 만나고 있다. 깨어날 가망이 없다면 부디 편안하게 하늘에 들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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