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내 친구 청준이가 울었습니다. 본문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프로를 보고있을 때
따르릉...전화..."늦은 건 아는데..그냥..이유는 묻지 말고 가게로 와라"
내 친구 청준이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포장마차 사장인 내 친구 청준이는 이 지상에서 은밀히 살고 있는
몇몇 천사 중의 한 사람이죠. 에고...내가 비밀을 말해 버렸네.
돈을 벌기 위해 장사를 한다기보다는 훈훈한 맘을 팔고있는 친구...
부모님은 두 분 모두 치매... 아직 장가도 안 가고
병든 부모를 모시고 있는 내 친구..청준이...
얼굴도 잘 생기고... 몸매도 좋은... 정말정말 킹카인 내 친구...
싱싱한 해물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나에게 연락을 해서 기어코
낙지다리라도 씹게 해야 직성이 풀리는 고마운 내 친구....
음악을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고, 의리에 목숨거는 고지식한 내 친구...
딱 한 가지, 쓰레기 조선일보를 구독하고 있어
가끔 나에게 쿠사리를 먹는 것 빼고는
정말정말 흠잡을 것 없는 아름다운 영혼, 내 친구 청준이...
별로 비싸지도 않은 나의 엠피쓰리 선물에 화들짝 감동해서
동네방네 자랑하는 순진빵 내 친구 귀여운 청준이...
그 청준이가 오늘.. 울었습니다. 병든 어머니께 딸기를 먹여드리다
왠지 모를 슬픔에 가슴이 북받쳤다며 소주를 들이키며 울었습니다.
어머니와 이제 이별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울었습니다.
나도 맘 속으로 울었습니다. 참 눈물나는 새벽입니다.
비나 눈이 펑펑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착한 사람들이 고통받는 게 너무너무 짜증나서 미쳐버릴 것 같은
거지같은 새벽입니다. 그만큼 낯선 새벽입니다.
거지같이 낯설어 슬픈 새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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