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재경아..벌써 2년이구나. 잘 지내지?(music - Stratovarius, 'Forever') 본문
때때로 나는
탈색된 묘비 위 더께로 앉은
세월의 적층(積層)들과 고통스런 그리움을
잊고 싶었지. 떨치고 싶었지 그러나
무뎌진 기억, 저 끝으로부터 들려 오는
나를 부르는 소리, 물기 머금은 푸른 저 소리.
다시 겨울이 오고, 묵은 기억의 능선 너머
느린 화면으로 떠오르는 너의 얼굴
꽃들은 져도 나무 근처에서 맴도는 법인가
무심히 잠든 나의 창가에 떨어져 있는
못다 부른 몇 소절의 노래와 한 움큼의 그리움,
낯익은 발자국들·····
해놓고 미처 지키지 못한 너와의 약속을 잊은 채
나는 무심히 잠만 잤구나
그러나 너무 실망하지 마라..친구
삶과 죽음을 넘나들며 이루어질 너와의 사랑을
내 어찌 쉽게 저버릴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재경아....
이제 나는 눈물보다 기쁨에 대하여,
끈끈한 사랑과 환한 추억에 대하여,
나태와 무료의 신산(辛酸)한 아침을 밟고 힘차게 내딛는
나와 친구들의 두 다리를 위하여, 두 다리로 만들어 갈
남은 우리들의 빛나는 세상을 위하여, 그리고 그 세상 속에 울려퍼질
노래를 위하여 살아가려 한다..
친구들의 슬퍼함이 너를 더 힘들게 할 것이 분명하니까...
너는 언제나 마음이 여리고 따스한 친구였으니까....
그것이 너와 맺은 지키지 못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고
그것이 그곳에서 우릴 보고 있는 너를 즐겁게 하는 것이라고 믿기에.....
비오거나 눈 내리는 날이면 화사한 무지개 혹은 눈송이로,
바람 부는 날이면 수천 수만의 들꽃으로 다시 살아
우리 곁에 돌아올 그리운 친구....보고싶다. 재.경.아
P.S 심심할 때마다 내 방 창가에 와서 나를 불러주길 바라.
화들짝 반가워하며 커피 한 잔 끓여줄 테니...함께 나눠마시고 가.. 알았지.
메리 크리스마스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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