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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낡은 책들을 버리며... 본문

현실

낡은 책들을 버리며...

달빛사랑 2008. 4. 5. 16:13

 

 

새로 구입한 책들이 오기로 한 날....

한 묶음의 책들을 버리기로 했다.

화려한 외장(표지)과 도도한 의지(내용)를 지닌

새로 오는 책들에게 책장의 한 켠을 내줘야 하기 때문에

장강의 뒷물에 밀리는 앞물결처럼

그들은 하릴없이 노끈에 묶인다.

자신들과 얽혀있는 추억을 나에게 환기시키며

마지막 저항(?)을 하기도 하지만...끝내는 책장에서 밀려나

노끈에 묶이는 것이다. 나는....

버려지는 책들의 서운한 표정들을 읽는다.

어떤 것들은 자신이 품고 있던

내부의 견해와 논리가 시효를 다해서,

어떤 것들은 그럴 듯한 양장본으로 다시 태어난

자신의 분신에게 자리를 양보하기 위해서

버려진다. 물론.....

버려지는 저 책들과 함께 했던 아름답고도 치열했던 시간들이 존재했음을 나는 안다.

그때 저 책들은 나의 친구였고, 나의 스승이었고, 나의 화풀이 대상이 되어 주었지.

그러나 어쩌랴. 내 사색의 지향과 문제 의식의 변화가 홍역 같은 것을....

친구들. 

다른 이의 정신적 친구로 거듭나는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혹여

새로 태어나야 한다면.... 폼나는 모습, 폼나는 내용으로

우리 다시 만나길....! 안녕!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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