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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계획에 없던 일을 하자는 계획 (2-19-수, 맑음) 본문

일상

계획에 없던 일을 하자는 계획 (2-19-수, 맑음)

달빛사랑 2025. 2. 19. 22:25

 

비번이었지만 출근했다. 생각보다 일찍 일어났고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다. 식물성 멜라토닌을 섭취하기 시작한 후 극단적 불면은 겪고 있지 않다. 여전히 텔레비전을 켜놓고 잠이 들기 때문에 수면의 질은 형편없다. 그래도 꼬박 밤을 새우고 충혈된 눈으로 아침을 맞지는 않는다. 12시쯤 잠자리에 들어 빠르면 5시, 늦으면 6~7시 사이에 잠이 깨니 8시간 숙면은 언감생심이지만 그래도 하루 활동하는 데 지장 없을 정도로 최소한의 수면은 취하고 있는 셈이다. 고마운 일이다.

출근길은 어제만큼 차가웠다. 2월 중하순의 날씨치고는 사나웠다. 예보에 의하면 토요일쯤 되어서야 날이 풀린다고 한다. 하지만 상관없다. 이만큼도 춥지 않다면 그게 어디 겨울인가? 본래 늦겨울과 이른 봄의 꽃샘추위가 맹렬하다. 본래 밀려서 떠나는 많은 것들은 누리고 보듬고 지나온 날들이 아쉬워 대체로 밉지 않은 몽니를 부리곤 한다. 겨울도 그럴 것이다.

점심은 교육청 후문에 있는 본가설렁탕에서 뚝배기불고기를 먹었다. 내가 계산할 생각으로 일행들에게 그 메뉴를 제안했는데, 식사를 가장 빨리 끝낸 김 목사님이 계산했다. 1월까지만 해도 설렁탕과 뚝배기불고기, 만둣국, 청국장 등 식사 메뉴 모두 8천 원이었는데 오늘 가보니 천 원 오른 9천 원이었다. 그래도 다른 식당에 비해선 밥값이 싼 편이다. 된장찌개, 김치찌개 등은 여전히 7천 원이었다.

미안한 마음에 커피는 내가 사려고 식당 근처 커피집에 들어갔는데, 그곳에서도 보운 형이 커피값을 내는 바람에 오늘은 오롯이 얻어먹기만 했다. 다른 집보다 천 원이 비싼데도 그 집은 항상 붐빈다. 맛으로 승부 낼 테니, 비싸다고 생각하면 먹지 말라는 식이었다. 커피 맛은 확실히 다른 집과 달랐다. 하지만 천 원이 결코 적은 돈은 아닌데, 천 원을 더 내고서라도 맛있는 커피를 마시겠다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 줄은 정말 몰랐다. 진짜 커피 맛 때문인지, 짧은 점심시간에 싼 집을 찾는 일이 귀찮기 때문인지 알 수 없으나, 나 같은 커피 문외한은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당연히 천 원 싼 집으로 갔을 것이다.

카페를 나와 시청 쪽으로 올라가 광장 주변을 서너 바퀴 돌았다. 한낮에도 날씨는 누그러지지 않았다. 햇볕 아래를 걸어도 뺨이 얼얼했다. 추워서 그런지 광장 주변을 산책하는 사람이 평소보다 무척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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