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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엄마꿈을 자주 꾼다 (12-12-화, 대체로 흐림) 본문

일상

엄마꿈을 자주 꾼다 (12-12-화, 대체로 흐림)

달빛사랑 2023. 12. 12. 20:44

 

 

요즘에는 엄마 꿈을 자주 꾼다. 소복을 입고 나오기도 하고 새로 이사 간 집에서 세수를 하는 모습도 보이고 누나와 한 방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모습도 보인다. 다행히 힘들고 지친 모습이나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보여주진 않는다. 어떤 때는 꿈속에서 엄마를 보고 '아, 이건 또 꿈이군' 하고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그 어떤 경우든 엄마를 보았을 때 나는 양가적인 감정이 되곤 한다.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것이다. 기쁜 거야 그리웠던 엄마를 보게 되었으니 당연한 감정일 것이고, 슬픈 건 엄마 생전에 더 많이 잘해 주지 못한 것에 관한 회한의 감정일 것이다. 지극정성으로 봉양을 한 자식들도 부모를 여의고 나면 잘못한 일만 떠오른다는데, 나처럼 엄마 마음에 비수를 꽂은 적이 많은 불효자 입장에서야 오죽하겠는가. 마음의 기울기로 따진다면 슬픈 감정이 들어도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쉬는 날이라서 아침 일찍 일어나 채소와 과일로 간단하게 식사하고 곧바로 처방전 받으러 병원에 갔다. 주치의는 오늘도 또 물었다. "아니, 도대체 어떻게 10kg을 감량했어요?" 하며 신기한 듯 혈압을 체크했다. 나는 속으로 '이 사람이 사람 말을 드문드문 듣나. 벌써 여러 번 말한 거 같은데.....' 하고 생각했다. 어쩌면 주치의는 몰라서 질문한 게 아니라 친밀함을 드러내거나 어색한 분위기를 상쇄하기 위해 '언어의 친교적 기능' 차원에서 던진 의미 없는 말일 수도 있을 것이다. 확실히 그 말을 하며 의사는 나를 보며 싱긋 웃었기 때문이다. 혈압은 예상대로 110-80, 지극히 정상이었으므로 이번에는 2달치 약을 조제해 주었다. 혈압약의 용량을 줄인 후 2달 만이다. 진료비를 결제하고 간호사에게 처방전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을 때 주치의는 일부로 나에게 묻기까지 했다. 3달치 처방은 어렵다는 걸 알기 때문에 나는 "나야 두 달치 처방을 해주면 좋지요" 했다. 주치의는 그렇게 해준 것이다.

 

병원에서 나와 약을 처방한 후 자주 가는 마트에 들러 채소를 둘러봤다. 무엇보다 브로콜리와 오이가 떨어져 사야만 했는데, 오 마이 갓! 오이가 2개에 3,500원, 그야말로 금값이었다. 결국 마트를 나와서 집 근처까지 걸어와 자주 가는 단골 채소가게에 들렀다. 이곳에서는 2개에 천 원이었지만 마트의 오이보다 무척 잘았다. 그래도 3천 원어치만 사도 6개니, 마트보다는 싼 셈이다. 그래서 오이 4천 원어치 8개, 브로콜리 3천 원어치 3송이, 아삭이 고추 1봉지, 파프리카 1봉지를 구매해서 돌아왔다. 비 내린 후였지만, 오늘도 춥진 않았다. 후드 티셔츠만 입고 나갔는데도 땀이 났다. 날은 전반적으로 흐렸다. 하지만 바람만 불고 비는 오지 않았다. 이번 주말부터는 날이 무척 추워진다는데, 무섭다기보다는 은근 기다려진다. 겨울은 추워야지 봄처럼 더운 건 한참 잘못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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