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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밴댕이, 병어 그리고 생굴 (12-09-토, 맑음) 본문

일상

밴댕이, 병어 그리고 생굴 (12-09-토, 맑음)

달빛사랑 2023. 12. 9. 20:40

 

 

 

저녁나절에 텔레비전에서 연예인들이 밴댕이 회를 먹는 모습을 보았다. 얼마나 먹음직스러워 보였던지, 바로 후배 상훈에게 연락해 구월동 송원식당에서 만나자고 했다. 은준은 초등학교 동창회가 있어 함께하기 어려웠고, 혁재는 상훈이와 어색한 사이라서 연락하지 못했다. 그런데 기묘하게도 버스 타고 가는 도중 혁재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형, 어디세요? 혹시 상훈이 형 만나러 가는 거예요? 다음 주 일요일, 제 공연은 오실 거죠?" 하고 물었다. 진심으로 깜놀! 상훈이와 만나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은준에게 먼저 연락했다가 그에게서 들었던 것일까. 놀라면서 "넌 어디냐?"라고 물었더니 "구월동에서 로미와 술 마시고 있어요" 했다. "그럼 너네들도 같이 보자. 오늘 서로 오해도 풀고" 했더니 "나중에요. 오늘은 아니에요" 했다. 아직까지도 감정이 풀리지 않은 것 같았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아무튼 '오해의 계기가 된 사건'(로미가 상훈에게 여자 친구를 소개해 준 이후 벌어진 일)은 상훈이가 무조건 잘못한 것이다. 상훈도 자신의 잘못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식당에는 내가 조금 일찍 도착했다. 연말이라 그런지 단체 손님들이 무척 많았다. 선배 준식 형과 친구 원경이도 그곳에서 모임을 갖고 있었다. '도대체 인천에서는 비밀이란 없군' 하며 생각하고 있을 때, 상훈이 도착했다. 그가 밴댕이회를 안 먹는다고 해서 밴댕이와 병어 모둠회를 시켰다. 부드럽고 고소한 밴댕이회와 병어회를 먹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겨울에 먹어야 더욱 맛있는 회라는 생각. 둘이 소주 두 병씩 마시고 인천집으로 이동해 이번에는 굴회를 먹었다. 싱싱했다. 다른 단골집에서는 만날 수 없는 맛이었다. 오늘만큼은 앞집 갈매기가 인천집보다 손님이 많았다. 아마도 인천집은 일찍 문을 닫기 때문일 것이다. 그곳을 나와서 근처 젊은이들로 북적거리는 세계맥줏집에 들어가 맥주 한잔하고 기분 좋게 돌아왔다. 오늘처럼 즉흥적인 외유를 삼가자고 그토록 다짐했건만..... 버릇을 끊어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먹고 싶은 건 먹고, 하고 싶은 건 하고 살자는 게 최근 마인드다. 후회는 없다. 다만 지갑이 점점 가벼워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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