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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용치과에서 치과 진료를 시작하다 (8-17-목, 맑음) 본문

일상

용치과에서 치과 진료를 시작하다 (8-17-목, 맑음)

달빛사랑 2023. 8. 17. 18:39

 

오전 10시, 석천사거리 '용치과'에 들러 구강 엑스레이를 찍고, 구체적인 임플란트 식립 계획을 세운 후 치료비 견적을 받았다. 하악 6개, 상악 4개, 총 10개의 임플란트를 식립 할 예정이고 (1개당 120만 원) 아랫니 서너 개 레진 부착, 스케일링, 상악거상수술과 잇몸뼈 식립비 포함, 치료비는 대충 1천5백5십8만 원(쯤이었을 거다.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도 할인의 극적 효과를 위해 오버 계상된 금액도 있을 것이다. 애초의 견적 금액보다 싼 제품으로 치료를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이를 테면 임시 치아나 일상적인 보철 제료는 그 금액이 전문가들 아니면 정확하게 알 수 없을 테니, 180만 원이 든다고 하고서는 그보다 훨씬 싼 재료로 물건을 만들 수도 있다는 말이다. 병원도 수익을 내기 위한 작은 기업이니 뭐라 할 수만은 없겠지..... 하지만 그나마 바라는 것은 그런 나쁜 병원, 과잉 진료나 과다 청구하며 이익 남기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함량 미달의 치과가 아니라 정확하게 치료하고 정당하게 치료비를 요구하는 실력 있고 양심 있는 멋진 의사 선생님을 만나게 되길 바랄 뿐이다. 그건 내 운명이겠지. 어쨌든 내가 선택한 병원이니 믿고 사랑해 볼 생각이다. 

 

진료비는 다음 주중에 현금으로 1,500만 원 전액 지불하기로 하고 58만 원을 할인받았다. 치료가 끝나기 전에 치료비를 선납하는 구조가 이해가지 않았으나 병원 측이 개운해야 치료에도 더 관심을 가져줄 거라 믿고 그렇게 하기로 했다. 치료비 선납은 용치과만의 결제시스템이 아니라 대다수 치과에서 그렇게들 한다고 들었다. 임플란트나 틀니는 치료 기간이 워낙 길고 비용도 비싸다 보니 선납을 유도한 후 일정 금액을 할인해 주는 게 관례라는 것이다. 가끔 치료만 받고 '먹튀'하는 환자도 있고, 치료비를 미리 받은 치과가 폐업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세상은 요지경이다. 

 

그리고 그동안 헐값 혹은 공짜로 내 이를 봐줬던 치과의사 친구들인 이동환과 조성국의 배려가 새삼 눈물겹다. 고마워하면서도 친구들 치과에 가지 않는 이유는 나름 그 친구들을 배려해서이기도 하고, 나 역시 낼 것 내고 맘 편하게 진료하고 싶어서다. 정작 신세는 친구들에게 지고 그들의 작품(?)인 보철(크라운)의 보수와 임플란트 진료비는 다른 병원에 천만 원 넘게 지불하는, 희한한 상황이 되었지만, 내 친구들은 그 정도 돈 없어도 잘 사는 친구들이다. 무엇보다 내 미묘한 심정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을 것이고..... 아무튼!

 

오늘은 3D엑스레이를 찍고, 스케일링을 했으며, 잇몸 위로 드러난 치아의 (흡연으로 변색된) 아랫부분에 레진을 부착해 보기 좋게 만들었다. 그리고 임플란트기간에 임시로 끼고 다닐 부분 틀니를 만들기 위해 구강구조를 꼼꼼하게 스캔했다. 내 또래로 보이는 원장님은 될 수 있으면 자연치아를 발치하지 않고 살리려 했다. 애초에 나는 오래된 아랫니 크라운도 제거하고(발치하고) 아예 임플란트 틀니를 제작하려 했지만 원장은 "그렇게 빼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워요. 상태가 최상급은 아니지만, 어금니 임플란트를 하면 힘을 덜 받는 부분이라 그냥 살리는 게 좋아요. 일단 비용 면에서도 훨씬 적게 들고요."라며 발치를 만류했다. 완전히 새 치아를 식립 하여 산뜻한 치열을 갖고 싶었던 나였지만, "임플란트가 아무리 좋아도 자연치만은 못 하거든요. 살릴 수 있는 건 최대한 살리는 게 좋아요." 하는 원장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그 말을 따르기로 했다. 

 

그동안 임플란트 비용이 많이 내렸다고는 하나 여전히 비싼 게 사실이다. 더구나 가난한 시인에게는 엄청난 고비용이다. 어쩔 수 없이 아들 장가갈 때 주려고 모아놓은 돈 일부를 헐어야 했다. 아들도 이해하겠지. 애비가 건강해야 나중에 자신도 편할 테니...... 길고 지루한 치료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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