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태풍전야 (8-9-수, 맑음 ❚ 오후에는 구름) 본문
오늘부터 간단하게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간헐적 단식으로 8kg을 감량했지만 이제 더는 지금까지와 같은 속도로 체중이 줄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저녁 7시 이후에는 야식을 먹지 않는다. 아침에는 호두, 블루베리, 방울토마토, 멜론, 계란, 양배추를 올리브유에 버무려 먹었다. 오늘은 공복 혈당이 103이 나왔다. 100을 넘었으니 높게 나온 것이다. 게다가 안 먹던 아침을 먹었기 때문일까, 식후 혈당을 재봤더니 160, 물론 허용 범위 안에 들긴 했지만, 평소보다 다소 높게 나왔다. 밤새 공복을 유지하던 몸으로 과일 속 과당을 잔뜩 섭취했으니 높게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인데도 괜스레 맘이 불편했다. 다행히 식후 2시간 혈당은 120으로 지극히 정상 수치였다.
당뇨 전문의사는 (자가 혈당 측정기로 측정한) 혈당 수치에 지나치게 연연해하기보다는 나름의 건강관리 루틴을 만들고 그것을 일관되게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차피 위아래로 20 정도의 오차가 있게 마련인데, 수치에 너무 신경 쓰다 보면 그게 오히려 스트레스가 된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을 때는 ‘맞아, 나도 앞으로 의연해야겠어. 무엇보다 나는 대개 정상 수치가 나오잖아’ 했는데, 막상 수치가 생각한 대로 나오지 않으면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다른 손가락에서 채혈해 다시 측정해 보곤 하는데, 채혈침과 측정지 소모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직은 식단 조절 경험이 많지 않아 적정량 계량이 어렵고, 각 음식의 혈당지수(GI 지수)나 열량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성인 하루 섭취 열량을 훨씬 초과한 식사를 하거나 당질이 높은 음식을 본의 아니게 먹게 된다. 메모가 필수다. 그래서 열심히 메모하고 있다. 유튜브만 틀면 알고리즘을 타고 다양한 건강 정보가 화면에 뜬다. 전문가도 많고 해법도 많은데 그 많은 해법 중에서 나에게 맞는 해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이제 나도 진짜와 짜깁기 콘텐츠를 변별할 수 있는 안목이 어느 정도 생겼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속담이 그저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걸 알겠다. 아직 태풍은 한반도 상륙 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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