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금요일, 습관이 지배하는 시간 (06-02-금, 흐림) 본문
아침부터 흐렸다. 출근길에 우산을 든 사람이 있어 비 오나 했는데 비는 오지 않았다. 월요일이 샌드위치데이라서 오늘 연차를 낸 직원들이 많았던 걸까, 청사는 여느 때보다 한산해 보였다. 오늘은 정무특보도 노동특보도 나오지 않는 날이라서 나 혼자 사무실에서 호젓하게 지냈다. 점심은 비서실장과 함께 구내식당에서 먹었다. 식사하고 나오자 예보와는 달리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날씨 예보 어플로 몇 번이나 확인한 바로는, 인천에는 비 소식이 없었다. 예보가 틀린 것이다. 드문 일이다. 오후 내내 금요일의 시간이 지극히 평온하고 평범하게 흘러갔다. '이럴 리가 없는데' 하고 생각했다. 금요일은 언제나 내게 강한 유혹이었다. 만날 사람이 딱히 없는데도 홀로 사는 빈 집으로 들어가기를 꺼려했다. 어두워질수록 마음은 더욱 널을 뛰고 유혹은 또 강렬해져 빈 사무실 안을 서성이다 결국 누군가에게 전화하곤 했다. 그렇게 사람을 만나고 술을 마셨다. 유혹에 빠진 것이다. 나쁜 습관이다. 오후 2시가 지나며 날은 갰다. 퇴근 후 갈매기에 들르지 않고 곧장 퇴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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