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아, 잠들지 않는 남도여! (04-03-월, 맑음) 본문
오늘은 제75주년 제주 4.3 항쟁 추념일입니다.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로 촉발된 제주 4.3 항쟁 과정에서 무고한 제주도민 수만 명이 영문도 모른 채 목숨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남북분단과 냉전의 상황은 오래도록 이 무고하고 억울한 희생에 대해 침묵하기를 강요했고, 그러한 강요된 침묵은 제주도민의 아픔을 더욱 깊게 만들어왔습니다.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에는 제주민들의 4.3 항쟁에 대해 ‘냉전주의적 역사관에서 벗어나 주권자로서 거부할 수 있는, 헌법에 보장된 권리임에도 국가의 부당한 공권력으로 수많은 제주민이 희생되었고, 그 진실을 밝히는 긴 역사의 과정들이 필요했다’라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항쟁의 발발 배경에는 수많은 원인과 이견이 존재할 수 있겠지만, 그 어떤 경우라도 국민에게 위해를 가한 공권력의 잘못은 합리화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공권력의 총칼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섰던 제주도민의 4.3 항쟁은 생존권적 저항이자 자주권의 발로였다고 생각합니다. 제주도민의 희생이 안타까우면서도 숭고하게 느껴지는 건 그 때문입니다.
오늘 제75주년 4.3 희생자 추념일을 맞아 다시 한번 항쟁의 과정에서 무고하게 희생당하신 수많은 희생자와 그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노란 유채꽃이 철마다 피어나듯 우리는 항쟁의 의미와 희생자들을 기억할 것입니다. 모든 비극의 원인이기도 한 분단을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한 남은 사람의 의무와 실천도 잊지 않겠습니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님 오신 날, 도시는 흠뻑 젖고 (04-05-수, 종일 비) (0) | 2023.04.05 |
---|---|
비를 기다리는 시간 (04-04-화, 흐리고 비) (0) | 2023.04.04 |
꽃 피는 봄날, 송월동에 닿다 (04-02-일, 맑음) (0) | 2023.04.02 |
여유롭거나 게으르거나 (04-01-토, 맑음) (0) | 2023.04.01 |
3월을 보내며 (03-31-금, 맑음) (0) | 2023.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