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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3월을 보내며 (03-31-금, 맑음) 본문

일상

3월을 보내며 (03-31-금, 맑음)

달빛사랑 2023. 3. 31. 20:18

 

3월의 많은 날을 뭔가에 씐 듯한 기분으로 보냈습니다. 확신했던 것들을 의심하기도 하고, 모종의 일에 관해 포기하기 일보직전 새로운 희망을 보기도 했지요. 그러고 보니 나쁜 일만 있던 3월은 아니었네요. 뭐 인생이란 그렇듯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반복되는 것이겠지요. 다만 나이 들면서 여유로운 모습보다 조급한 모습을 자주 보이게 되는 건 쓸쓸한 일입니다. 그나저나 요즘에는 왜 자꾸만 오래전 추억들이 떠오르나 모르겠어요. 다니던 대학을 품고 있던 무학산의 꽃과 나무들이 생각나기도 하고, 스무 살 시절에 만났던 카지노 딜러 J와 도예가가 된 Y(친구)도 생각나요. 대학시절 나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MH 누나는 잘 살고 있을까요? 내 부모님이 며느리감으로 생각했던 BY에게도 큰 상처를 주었고, 불륜은 아니었지만, 섹스 파트너였다가 신포동 앤드 사장 OH를 만나면서 연락을 끊은 YH(후배)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가장 비열한 방식의 헤어짐은 바로 잠수입니다. 그녀로부터 걸려오는 숱한 전화를 나는 한 통도 받지 않았던 거지요. 잔인했어요. 지금은 모두 50대가 됐겠네요.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지금과는 많이 달라진 삶을 살게 될까요? 다른 건 몰라도 부모님에게 걱정 끼치는 삶은 절대 살지 않을 작정입니다. 결과론적이지만 울 엄마는 정말 위대하셨어요. 다시 돌아간 시간 속에서도 그분에게 걱정 끼치게 하는 삶을 살게 된다면, 아, 정말 그것만은 못할 일입니다. 아무튼  환갑이 되어 생각해 보니 새로 만나는 건 통증뿐이고 좋은 것들과는 죄다 이별하고 있는 중인 것 같습니다. 속상해요. 4월이 되면 얼마 남지 않은 봄을 만끽해야겠어요. 

 

점심은 비서실에서 도시락을 가져다 주어 먹었습니다.

공기는 오늘도 좋지 않았지만, 볕은 참 좋은, 전형적인 봄날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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