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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인천평화포럼 (9-2-金, 맑음) 본문

일상

인천평화포럼 (9-2-金, 맑음)

달빛사랑 2022. 9. 2. 00:38

 

갑자기 없던 회의가 잡히고, 보고 받을 일이 많아져 아트플랫폼에서 열린 평화포럼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그나저나 '함께 Together 주제는 누가 생각해 낸 걸까. 어찌 저리 촌스러울 수가......) 이런 종류의 토론이나 포럼에는 귀찮아도, 재미없어도 의무감으로 참석하는 편이긴 한데, 갈 수 없는 조건이 만들어진 것이 (오늘 만큼은) 오히려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남북 그린 데탕트 구상의 최적지 인천 접경수역 '이란 주제 자체가 별로 당기질 않았다. 분단 상황과 인천이라는 지정학적 위치를 연동시켜 남북 문제(결국은 통일 문제)에 접근하려 한 취지는 좋지만, 일단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이고, 발제자와 토론자의 면면을 봤을 때 별로 새로운 내용이 전개될 것 같지도 않았다. 그들은 모두 그 방면의 전문가라서 다양한 강연이나 포럼 자리에 불려가 자신들의 생각을 자주 개진해 온 사람들이다. 나도 두어 번 현장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 하여 유튜브에 영상이 올라오거나 포럼 녹취 파일이 올라오면 그때 살펴봐도 충분할 듯하다. 

 

오늘 새로운 특보 한 분이 왔는데, 이 분은  출근하지 않는, 그야말로 명함 뿐인 특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책상을 요구해 황당했다. 좀 당혹스러웠지만 할 수 없이 보운 형 앞자리, 그러니까 박 비서실장이 보좌관 시절에 쓰던 책상을 내주었다. 직원이 아니면 교육공무원 인증서가 나올 리가 없는데, 내부 통신망(ICE talk)을 열어 달라는 말도 했다. 여러 모로 낯설었다. (얼마나 자주 들를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같은 방을 쓰게 된 사람에게 예의는 갖춰야 할 거 같아 명함을 건네고 환하게 웃으며 환영한다는 말을 전하긴 했다. 상대 쪽에서도 "아, 너무 반갑습니다. 앞으로 자주 밥도 먹고 친하게 지내요" 하며 악수를 해왔다. 그 역시 웃고 있었지만 오랜 공무원 생활로 인해 몸에 뱄을, 예의로 포장한 선민의식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나는 본래 이런 타입을 좋아하지 않는다. 단지 나의 편견이었으면 좋겠다. 

 

박 비서실장의 딸이 월요일에 제왕절개로 둘째 아이를 출산했는데, 오늘 덜컥 코로나 확진자로 판명되어, 할 수 없이 산모와 아이 둘 다 병원을 나와야 했다. 실장은 종일 노심초사했다. 점심에는 식당도 못 가고 전화기만 붙들고 있다가, 보다 못한 비서실 직원들이 사다 준 김밥으로 겨우 점심을 대신했다. 자식은 품에 있을 때나 출가를 했을 때나 크나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게 부모의 운명인 걸 어쩌겠는가. 우리 부모님들도 그러셨겠지. 아무튼 산모나 아이나 무탈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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