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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모두 이 여름, 잘 통과하고 있는 거지요? (8-13-Sat, 맑음) 본문

일상

모두 이 여름, 잘 통과하고 있는 거지요? (8-13-Sat, 맑음)

달빛사랑 2022. 8. 13. 00:42

 

두 번에 걸친 장마에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목불인견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나쁜 정치 등 올 여름은 유난히 길고 지루한 터널 같습니다. 모두 잘 지내고 계신가요? 나도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습니다. 눈이나 허리 등 몇몇 신체 부위가 기능이 떨어지고 자주 불편해서 신경 쓰이긴 하지만, 그건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이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이가 부실한 거와 머리카락이 얇아지고 숱이 적어진 걸 빼면 특별히 제 또래 평균치의 건강은 유지하고 있습니다. 머리카락도 이전보다 숱이 적어지긴 했지만, 대신 하얗게 세진 않았으니 다행이고요. 다만 아들이 몇 개월째 전화가 없네요. 내가 먼저 전화를 해볼까 하다가 그만두었습니다. 사정이 있거나 전화하기 부담스럽거나 뭔가 이유가 있겠지요. 무심한 건 나나 아들이나 다를 게 없어서 서로가 딱히 전화를 애타게 기다리지도 않습니다. 다음달 추석에는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확실히 엄마가 가족 교류의 매개자였어요. 엄마 살아계실 때는 가족들이 비교적 자주 만났는데 엄마가 돌아가시니 형제들도 이전처럼 자주 보게 되지 않는군요. 우리 가족만 그런 건 아니겠지요. 아무튼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을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하긴, 내둥 연락 없던 누군가가 늦은 밤이나 전화 걸고 받기 부자연스러운 시간에 갑자기 연락해 오면 일단 불안한 마음이 들긴 합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들은 연락이 없는 것을 심각한 문제가 없다는 걸로 받아들인지 이미 오래입니다. 형제들도 다 자기 살기 바쁜 탓에 다소 의무감을 가지고 만나야 하는 명절이나 부모님의 기일 빼고는 특별히 연락하거나 왕래하지 않습니다. 사실 바쁘기 때문이라기보다 성향의 문제일 겁니다. 모두들 내성적이거든요. 막상 만나면 반갑고 좋은데, 만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은, 뭐 그런거. 그래도 막내가 가족 모임을 잘 추진하곤 했는데, 그 친구도 나이 먹으니 귀찮아진 모양입니다. 물론 자주 만나지 못해도 안부는 궁금하지요. 안부조차 궁금하지 않다면 가족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일정을 조율하기 어렵거나 성격상 자주 만나는 걸 불편해 하는 것일 뿐  가족이기 때문에 SNS를 통해 일상의 안부는 주고받습니다. 가령 자형이나 누나들의 생신이거나 아우의 생일, 내 생일에는 축하인사와 꽃다발 이모티콘이 단체 톡방에 차르르 올라오곤 합니다. 착한 동생은 모바일로 선물을 보내기도 하고요. 동생은 이제 자식들(내 조카들), 장가 보낼 것만 걱정하면 되지요. 큰아들은 과학고를 나와 카이스트 박사과정에 있고, 작은아들은 동국대학교 신방과 4년 장학생이니 뭐가 걱정이겠어요. 가장 돈 들어갈 일이 많은 시기에 두 아들 모두 자신들 능력으로 학교를 다니고 있으니 부모 입장에서는 큰 걱정 하나는 던 셈이지요. 큰 자형도 정년퇴직 후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일해 오다 최근에는 칠십이 다 된 나이에도 주유소 소장을 하며 열심히 살고 있으니 고마운 일이고, 조카들도 다 시집 장가 가서 아들 딸 낳고 잘 살고 있으니 고마운 일이지요. 다만 누나들의 건강이 영 시워찮아서 그게 걱정입니다만, 할머니들 특유의 엄살도 있는 거 같고, 특별한 지병이 아니라 나이 들면 겪게 되는 증상들이라서 당사자도 가족도 나만큼 안타깝게 걱정하는 거 같진 않습니다. 각 가정의 깊은 가정사야 아무리 형제라도 모두 알 수는 없겠지만 특별히 연락이 없는 걸 보니 나름대로 이 여름도 잘 통과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다행이지요. 고마운 일이고요. 이제 나만 행복하면 되는 일이겠지요? 그러지요. 뭐. 행복이 별건가요? 그나저나 내일이나 모레쯤 다시 큰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는데 걱정입니다. 올 여름, 참 집요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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