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7월 1일 금요일, 교육감 취임식 본문
오랜만에 화사하고 눈 시린 햇살을 만났다. 비는 몇 차례 더 내리겠지만, 집요하게 쏟아붓던 우기는 끝물에 들어선 게 확실해 보인다. 한낮의 땡볕이 젖은 땅과 빗물을 머금고 있는 나무와 풀 위에 점령군처럼 내리쬐자 곳곳에 아지랑이가 일었다. 땅과 사물을 벗어난 습기는 잠깐 공기의 몸속으로 집요하게 파고들었지만 뜨거운 볕은 공기 속에 숨은 마지막 습기까지 악착같이 따라다니며 쫓아냈다. 이제부터는 땡볕의 시간, 나에게는 힘겨운 시절이 도래한 것이다.
오늘은 교육감의 취임식이 있는 날이다. 한동안 한가했던 나의 일상도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부서에서 요구하는 글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교육감이 본격적으로 외부활동을 시작하면 하루에도 서너 건씩의 인사말과 축사 요구가 비서실을 통해서 전달될 것이다. 비로소 도성훈 교육감 2기가 시작되었다.
어제 오늘 두 편의 글을 썼다.
[취임사]
■ 민선 4기, 도성훈 2기 취임사 : 학생 성공 시대 개막식!
○ 들어가는 말
- 존경하는 300만 인천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교육 가족 여러분! 감사합니다.
- 저는 오늘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믿음과 지지 덕분에 교육감 2기, 새로운 인천교육 4년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이 무겁고도 영광스러운 소명을 여러분과 함께 완수해 나갈 수 있게 되어 행복합니다.
- 우선 저의 약속과 다짐의 자리인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유정복 인천시장님, 000 인천광역시의회 의장님을 비롯한 여러 내외 귀빈 여러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지난 4년, 인천교육은 ‘삶의 힘이 자라는 우리인천교육’이라는 비전하에 온갖 어려움을 거치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해 왔습니다.
- 그리고 다시 4년, 인천교육은 ‘학생 성공 시대’를 목표로 한 단계 더 힘차게 도약해 나갈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의 선택이 절대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을 최선의 노력을 통해 구체적인 결과로 증명할 것입니다.
○ 도전에 직면한 인천교육
- 존경하는 인천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교육 가족 여러분!
- 우리 인천교육은 지금 수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 코로나19로 야기된 학습과 정서·사회성 결손을 회복해야 하고, 지역·학교 간 교육격차 문제도 해결해야 합니다. 마음 편히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다는 맞벌이 부모의 걱정을 덜어드리고, 과밀학급 문제와 열악한 교육여건에 놓인 학교 환경도 개선해야 합니다.
- 또한, 급격한 시대변화에 응전하며 우리 아이들이 다양한 삶의 힘을 갖춘 인재로 자라나도록 교육의 변화를 창출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와 교육감으로서의 사명을 마음에 새기며 저는 다음과 같은 교육을 펼쳐나갈 것입니다.
○ 학생성공시대를 여는 인천교육
첫째, 학생 성공 시대를 여는 학생 중심 교육입니다.
-학생 성공 시대의 ‘성공’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하며 행복한 성취를 이루는 삶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의 중심에 학생이 있어야 합니다. 교육의 중심에 학생을 놓고, 그들이 미래사회의 주역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교육, 그것이 바로 학생 중심 교육입니다.
- 그리고 교육 가족, 시민 모두가 가르치고 보듬고 양육하는 일에 성공해야 학생들이 균형 잡힌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학생 성공 시대를 가능케 할 수 있습니다.
- 디지털·생태교육, 기초학력 향상 교육, 수포자 없는 교육, 1인 1외국어 교육, 독서교육, 미래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과정과 수업 다변화를 통해 실력의 성장을 돕겠습니다.
- 효, 예절, 인성교육을 강화하여 바른 인성의 성장을 돕겠습니다.
- 또한, 학교시민교육 강화로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앞으로 4년, 이러한 교육을 바탕으로 ‘학생 성공 시대’를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둘째,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입니다.
- 학습이 느린 학생이건 빠른 학생이건, 도시에 살건 도서 지역에 살건, 학교에 있건 학교 밖에 있건 모든 아이들이 성장 과정에서 차별받지 않고 소외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그 기본은 안전입니다. 조속한 시일 내에 학교폭력, 등굣길, 감염병 안전을 포함한 학교 안전에 관한 총체적인 대책을 발표하여 실천해 가겠습니다.
- 신도심 지역의 학급 과밀 문제는 학부모, 주민들과 소통해 가며 반드시 해결하겠습니다. 원도심 지역 학교에 대해서는 맞춤형 교육지원 대책도 수립하겠습니다. 학부모님들의 돌봄에 대한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민관을 아우르는 돌봄 협의체와 돌봄시스템도 구축하겠습니다.
- 특수학생을 위한 학교 신설과 다양한 교육지원, 다문화 학생 맞춤형 지원, 그리고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방안도 마련하겠습니다.
셋째, 타고난 결대로 성장하는 교육입니다.
- 학업성적만으로 평가받지 않고 자신의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도록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적성을 찾도록 돕겠습니다.
- 그 기본은 학생 개개인에 어울리는 맞춤형 진로·진학·직업교육입니다.
- 메타버스에 기반한 사이버진로교육원, 학생미래수퍼비전센터, 1,000명의 1:1 진로멘토단, 꿈이음대학, 글로벌진로과정 등은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스스로 디자인해 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입니다.
- 결대로 성장하는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국내와 해외 대학에서 대학생으로, 반도체 회사 직원으로, 또는 회사의 창업자가 되어 자신이 꿈꾸는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넷째, 미래를 여는 디지털·생태교육으로 미래 시민으로서의 자질과 역량함양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생까지 노트북을 보급하여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실시하고, 코딩교육도 전면화하여 디지털 역량, 창의력과 문제해결력, 소통과 협업능력을 향상시키겠습니다.
- 또한, 10만 그린리더를 양성하는 생태·환경교육을 강화하여 학생들이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 역량을 길러 생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하겠습니다.
다섯째, 세계를 품은 인천교육으로 인천의 아이들이 세계를 무대로 성장하는 시민으로 자라도록 돕겠습니다.
- 인천바로알기를 시작으로 아이들의 시선이 더욱 넓어지고 미래역량이 더욱 깊어질 수 있도록 교육하겠습니다.
- 민주시민교육, 동아시아시민교육, 세계시민교육을 아우르는 인천형 세계시민교육, 1인 1외국어교육, 온오프라인 국제교류 경험을 통해 인천 학생들이 세계시민으로서의 자질과 역량이 자라도록 힘쓰겠습니다.
- 또한, 글로벌진로과정을 운영하여 인천시교육감 입학전형으로 해외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토대도 마련하겠습니다.
○ 맺음말
- 존경하는 인천시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교육 가족 여러분!
- 정말 많은 분들께서 선거 과정 내내 저에게 인천교육을 위한 소중한 말씀들을 해주셨습니다.
“우리 학생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 주세요.”
“바른 인성을 지닌 아이로 키워주세요.”
“코로나 시기 저하된 학력 향상에 힘써주세요.”
“아이를 맘 편히 맡기고 출근하게 해주세요.”
“콩나물시루 같은 교실에서 벗어나게 해주세요.”
“젊은 부모들이 우리 동네를 떠나지 않게 해주세요.”
“학교폭력으로부터 안전한 학교를 만들어주세요.”
“교권이 존중받는 학교를 만들어주세요.”
“학생들에게 미래사회에 적합한 진로 교육을 해주세요.”
- 선거 과정에서 저에게 말씀해 주셨던, 학생, 선생님, 학부모, 시민들의 위와 같은 요구와 열망을 절대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 제가 했던 약속들을 꼼꼼히 챙기기 위해 직접 듣고 발로 뛰는 교육감이 되겠습니다. 교육에는 진보, 보수가 따로 없습니다. 이념이나 진영논리를 떠나 저를 지지했던 분이나 지지하지 않았던 분을 가리지 않고, 모든 분의 소중한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소통하는 ‘현장형 교육감’이 되겠습니다.
인천의 미래 교육을 완성하라며 다시 한번 저에게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인천시민 여러분, 그리고 교육 가족 여러분! 이제 여러분의 성원과 믿음, 그리고 저에게 주어진 사명을 되새기며, 저는 오직 인천의 아이들과 인천교육만을 생각하며, 새로운 인천교육을 통해 학생성공시대를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것을, 든든한 교육 동반자인 여러분 앞에서 다시 한번 약속하고 다짐합니다.
물론 교육감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여러분의 지혜와 여러분의 응원이 필요합니다. 앞서 고민하고 시종일관 노력하며 마지막까지 책임지는 것은 제 몫이겠지만, 모든 과정에서 조언과 격려, 냉정한 비판을 통해 정책의 추진 동력을 제공해주는 것은 시민 여러분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집단지성만큼 크고 위대한 힘은 없습니다. 따라서 미래 교육의 정초(定礎)와 추진 동력의 주체인 시민 여러분의 지혜에 앞으로도 저는 많은 빚을 지게 될 것입니다. 늘 든든한 교육 파트너가 되어주셨던 인천시민 여러분, 교육 가족 여러분, 우리 함께 인천 미래 교육을 힘차게 열어가지 않으시겠습니까?
이제 오늘, 미래를 열어갈 아이들의 웃음소리, 책 읽는 소리, 친구와 뛰어놀며 장난치는 소리가 교정을 넘어 온 세상을 무지갯빛으로 물들이는 감격스러운 모습을 꿈꾸며 여러분과 함께 민선 4기, 도성훈 교육 제2기를 힘차게 시작합니다. 함께 해주십시오. 저는 인천교육을 책임지는 교육행정의 책임자로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와 교직원, 시민 여러분 등 모든 교육 주체들이 아름답게 소통하고 함께 고민하며 인천의 미래 교육을 완성할 수 있도록, 어려운 일에는 앞장서고 좋은 일에는 뒤에서 박수하며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2022. 7. 1.
인천광역시교육감 도 성 훈
■페이스북 게재용 요약문
새롭게 펼쳐질 4년, 학생 성공시대를 반드시 실현하겠습니다!
인천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인천광역시 교육감 도성훈입니다.
며칠간 무섭게 쏟아지던 장맛비도 그치고 눈 부신 햇살이 젖은 대지 위로 뜨겁게 내리쬐는 여름의 한복판인 오늘, 저는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믿음에 힘입어 다시금 인천의 미래 교육을 책임져야 하는 무겁고도 영광스러운 사명을 시작합니다.
지난 4년 저는 ‘삶의 힘이 자라는 우리 인천 교육’이라는 비전과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신념’ 하에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며 인천 교육의 변화와 성장을 위해 달려왔습니다. 현장 교사로 출발해서 오늘날까지 저의 꿈은 인천 미래 교육의 완성과 인천 아이들의 행복한 학교생활 이외에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민 여러분께 제 꿈을 보여드렸고, 실천하였고,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재난과 다양한 원인으로 인한 구체적인 동력의 부재로 인하여 몇몇 사업은 계획 단계에 머물러 있을 뿐 현장에서 실현되지 못한 것도 있습니다. 크나큰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께서는 저의 성실함과 진정성을 알아주시고 다시 헌신의 기회 4년을 허락하셨습니다.
이제 저는 지난 4년의 성과와 한계를 꼼꼼하게 되짚어보며 새롭게 교육 일선에 나서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새로운 시간 속에서 저는 반드시 ‘학생 성공 시대’를 완성할 토대를 구축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선택이 절대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을 최선의 노력을 통해 구체적인 결과로 증명할 것입니다.
현재 인천 교육은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러한 도전에 응전하기 위해 저는 교육감으로서의 사명을 마음에 새기며 다음과 같은 교육을 펼쳐갈 것을 여러분에게 약속드립니다.
첫째, 학생 성공 시대를 여는 학생 중심 교육을 펼치겠습니다.
둘째,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셋째, 아이들이 타고난 결대로 성장하는 교육을 펼치겠습니다.
넷째, 디지털■생태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미래 시민으로서의 자질과 역량함양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섯째, 세계를 품은 인천 교육으로 인천의 아이들이 세계를 무대로 성장하는 시민으로 자라도록 돕겠습니다.
물론 교육감 혼자서 이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여러분의 지혜와 여러분의 응원이 필요합니다. 앞서 고민하고 시종일관 노력하며 마지막까지 책임지는 것은 제 몫이겠지만, 모든 과정에서 조언과 격려, 냉정한 비판을 통해 정책의 추진 동력을 제공해주는 것은 시민 여러분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집단지성만큼 크고 위대한 힘은 없습니다. 늘 든든한 교육 파트너가 되어주셨던 인천시민 여러분, 교육 가족 여러분, 우리 함께 인천 미래 교육을 힘차게 열어가지 않으시겠습니까?
이제 오늘, 미래를 열어갈 아이들의 웃음소리, 책 읽는 소리, 친구와 뛰어놀며 장난치는 소리가 교정을 넘어 온 세상을 무지갯빛으로 물들이는 감격스러운 모습을 꿈꾸며 여러분과 함께 민선 4기, 도성훈 교육 제2기를 힘차게 시작합니다. 함께 해주십시오. 저는 인천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행정의 책임자로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와 교직원, 시민 여러분 등 모든 교육 주체들이 아름답게 소통하고 함께 고민하며 인천의 미래 교육을 완성할 수 있도록, 어려운 일에는 앞장서고 좋은 일에는 뒤에서 박수하며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2022. 7. 1.
인천광역시 교육감 도성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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