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노무현 대통령 13주기 본문
‘바보 노무현’이 우리에게 남긴 화두
"오늘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13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2008년 퇴임 후 노무현 대통령은 서울에 남아 전임 대통령으로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기보다는 경남 봉하로 내려가 촌로의 삶을 살기로 선택했고, 가끔 텔레비전을 통해 만나는 그의 모습은 무척이나 행복해 보였습니다.
이제껏 대한민국의 대통령 중에서 퇴임 후, 주민들과 더불어 막걸리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며 산책할 수 있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재직 중에 저지른 죄업이 많은 대통령일수록 행동의 폭은 좁을 수밖에 없었겠지요. 그런 점에서 우리는 불행한 국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개인 노무현'으로 돌아와서 농민들과 더불어 모내기를 하고, 밀짚모자를 쓴 채 손녀를 자전거에 태우고 시골길을 달린 최초의 대통령이었습니다. 정치인 노무현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촌로의 모습으로 손녀와 어울리는 퇴임 대통령의 모습은 우리가 처음 겪은,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물러난 이후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사과하는 단 한 명의 대통령도, 고위 정치인도 만나 본 적 없는 우리에게,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책임과 실수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 최초의 대통령이었고, 가족과 친지, 정치적 동지와 후원자들을 목숨으로 보위한 최초의 인물이었습니다.
당시 그가 선택한 사과의 형식은 최선이 아니었지만, 선택의 기저에 있는 진심과 선택의 순간에 머리를 스쳤을 고뇌의 치열함에는 공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노무현 그는 열사도 아니고, 영웅도 아니지만, 이러한 이유로 인해 많은 국민은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슬픔의 눈물을 흘렸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그는 자신의 삶에 있어 누구보다 치열했고, 누구보다 진지했습니다. ‘바보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우직하고 치열했던 그의 삶은 우리 모두에게 ‘어떻게 사는 것이 의미 있는 삶인가’를 스스로 묻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모두가 고민해야 할 화두였습니다. 우리가 그를 기억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일 것입니다.
서거 13주기를 맞은 오늘, 다시 한번 고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며, 그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새벽에 깼다가 다시 잤다. 잠의 질이 좋을 리는 만무하다. 더구나 흉몽을 꾸었다. 꿈 속에서 화장실을 찾아 헤매다 간신히 허름한 화장실을 발견하고 변기에 앉아 있는데, 두 명의 악마가 나를 보며 흉한 이빨을 드러내며 웃고 있었다. 너무 놀라 소리를 질렀으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꿈속에서도 '가위에 눌렸군' 하고 생각했다. 할 수 없이 소리 지르기를 포기하고 눈을 감았다. 죽이든 말든 알아서 하라는 자포자기 심정이었다. 그러나 눈을 뜨니 눈 앞의 악마들은 사라지고 배경은 내 방으로 바뀌어 있었다. 내 방 책상 위에서 뿔 달린 다른 악마가 잠자리에 누운 나를 바라보며 끽끽 소리를 내고 있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지만 악마를 응시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불을 켰더니 악마는 불빛에 비친 손가락 그림자로 변했다가 이내 사라졌다. 그대로 한참을 일어나 앉아 있다가 다시 누웠다. 가슴이 벌렁댔다. 엄마가 쓰던 침대 시트를 손바닥으로 하염없이 문질렀다. 어째서 이런 꿈을 꾸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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