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초여름 날씨, 맑음│개소식 본문

일상

초여름 날씨, 맑음│개소식

달빛사랑 2022. 4. 23. 00:02

 

 

늦은 밤까지 심의자료를 검토하느라 새벽녘에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이런 날은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아프다. 잠든 상태에서도 머리맡에 틀어놓은 태블릿의 유튜브 소리가 내내 들렸다. 각성 상태의 잠도 잠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내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건 오래된 일이다. 운동을 쉬고 나서 생긴 일이니 벌써 1년 6개월을 지난다. 거리두기가 풀린 현재, 다시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게 벌써 서너 달이다. 그만큼 게을러진 것이다. 생존을 위해서라도 조만간 다시 운동해야 할 텐데, 이 ‘조만간’이 언제가 될지는 잘 모르겠다. 집 근처에 클럽이 있었다면 이미 등록하고도 남았을 텐데…….

 

아침에 일어났을 때 예상대로 머리가 무거웠다. 두세 시간 잤을까. 오후 두 시에는 후배 이재상을 석바위 선대본 사무실 앞에서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적어도 1시에는 나가야 했다. 잠이 부족하면 종일 멍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아침을 먹은 후 부족한 잠을 보충해야겠다고 맘을 먹었다. 하지만 또 늘 그렇듯 뭔가 약속이 잡혀 있으면 오히려 눈꺼풀만 무거울 뿐 더 잠이 오지 않는다. 한 30분 뒤척이다가 후배 장의 전화를 받았다. 도대체 뭔 화젯거리가 그리도 많은지 이 말이 끝나면 다시 저 말이 시작되고……, 수다쟁이 장과 45분이나 통화했다. 대단하다. 총각이 혼자 살면 양기가 입으로 가는 모양이다. 늘 겪을 때마다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전화한 이유는, 창영동 사는 그의 동료가 손수 담은 막걸리를 오늘 개봉하는데 그곳에 함께 가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일정이 있어 못 간다고 말했다. 사실 끝나고 들러도 되었지만, 오늘은 술자리가 썩 내키질 않았다. 잠이 부족해서 얼른 돌아와서 부족한 잠을 벌충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 각각의 선거사무실마다 인산인해다. 석바위 사거리의 큰 건물들에는 이번 지방 선거에 나오는 후보들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현수막의 크기는 아마도 욕망의 크기에 비례할 것이다. 개소식이 열리는 4층에 도착하니 승강기가 열리자마자 안내하는 운동원들이 일제히 인사를 했다. 3시에 본행사가 열릴 예정인데도 2시에 이미 공간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솔직히 깜짝 놀랐다. 많은 방문객은 후보의 마음을 격동시켰을 것이다. 후배 재상이도 2시에 정확하게 도착했다. 접객실에 들어가 음료수와 떡, 방울토마토로 간단하게 요기했다. 아는 얼굴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앉은자리에서 눈과 목으로 인사를 했다. 3시 정각에 접객실 옆 더 넓은 방으로 모두 이동해 개소식을 진행했다. 각계의 명망가들이 돌아가며 축사를 하고 시민들의 응원 영상을 시청한 후 도 교육감 후보는 출마 소감을 발표했다. 많은 하객에 고무된 그의 눈빛에서 자신감을 읽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현판식을 하고 단체 사진을 촬영한 후 개소식은 끝났다. 식이 끝났는데도 일부 사람들은 남아 교육감과 사진 촬영을 했다. 나는 슬그머니 어수선한 식장을 빠져나왔다. 민예총 회원들은 모두 배다리 미림극장에 행사가 있어 이동하고 정거장에서 잠시 망설이던 나는 8번 버스를 타고 귀가했다. 시청 후문을 지날 때는 갈매기에 잠깐 들를까 고민했지만 결국 그만두었다. 집에 돌아와 비빔국수를 삶아 먹고 심의자료를 살펴보다가 잠이 들었는데 깨보니 10시였다. 서너 시간 잠을 잔 것이다. 다행히 꿀잠이었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이렇듯 달게 잘 수 있다니 뜻밖이었다.

 

혁재는 오늘 진안 영택이네 간다고 했는데 잘 도착했으려나.

5월이면 나에게도 시간이 날까.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나도 진안에 다녀왔으면 좋겠는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