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고독을 생각하며 6월을 보낸다 본문
생명의 서(書)
| 유치환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를 구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을 다 짐 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 사막으로 나는 가자.
거기는 한 번 뜬 백일(白日)이 불사신같이 작열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死滅)한 영겁(永劫)의 허적(虛寂)에
오직 알라의 신(神)만이 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열사(熱沙)의 끝.
그 열렬한 고독 가운데
옷자락을 나부끼고 호올로 서면
운명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케 될지니
하여 ‘나’란 나의 생명이란 그 원시의 본연한 자태를 다시 배우지 못하거든
차라리 나는 어느 사구(砂丘)에 회한 없는 백골을 쪼이리라.
■ 어떤 날의 꽃들은 왜 사람의 목소리로 수런거리는지, 죽음을 직감한 새들의 눈에 들어온 마지막 풍경은 슬플지 아름다울지, 별들을 품은 저 우주의 주재자는 누구인지, 왜 ‘엄마’라는 단어는 물기를 머금고 있는 것인지, 죽음은 정말 존재의 영혼을 말끔하게 지울 수 있는 것인지……, 도무지 지식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수많은 의문에 대답이 필요할 때, 살면서 만나는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로 인해 힘겨울 때, 스스로 고독 앞에 당당히 서보기, 그 절대 고독 속에서 본질적인 자신과 대면해 보기……. 고독은 훌륭한 스승입니다. 고독은 생각보다 힘이 셉니다.
수홍 형과 일찍 만나 '인천집'에서 한 잔, 그리고 LP 바에서 2차. 임종우 형 합석! 재밌는 자리였다. 술은 이렇게 마셔야 하는 건데...... 나 자신을 꼼꼼하게 돌아봐야 하는 시간을 앞에 둔, 6월의 마지막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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