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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바람 잘 날 없는 교육청 본문

일상

바람 잘 날 없는 교육청

달빛사랑 2021. 2. 8. 09:26

 

오늘도 교육청은 보육교사 임용 문제로 시끄러웠다. 담당 팀장은 거의 울상이 되어 노조원들을 상대했고 노조대표들은 교육감의 면담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듯싶었다. 노조의 요구를 옆에서 듣다 보니 나름 이해가 갔다.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사전에 철저히 살펴보고 대안을 준비하라고 몇 차례나 의견을 개진했는데 교육청에서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것이다. 사실 공무원은 순환근무를 하기 때문에 2년마다 담당자가 바뀌곤 한다. 민예총 상임이사 시절 시청 문화예술과 공무원들과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담당 공무원들과 합을 맞춰가며 사업을 진행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해당 공무원이 전보되는 바람에 합의했던 내용들을 원점에서 다시 고민해야 하는 일들이 빈번했다. 조직 입장에서는 새로운 담당자가 올 때마다 처음부터 현안은 물론 기본적인 민원 사항을 다시 브리핑해야 했기 때문에 여간 귀찮았던 게 아니다. 업무 관련 인수인계를 꼼꼼히 해줬다면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었을 텐데 그들 대부분 새로 가게 된 부서의 업무 파악을 하느라 인수인계 과정이 원만하지 못했다. 당연히 같은 절차를 반복해야 하는 소모적인 시간을 경험할 수밖에 없던 것이다. 아무튼 노조 이야기를 들으면 교육청이 너무 한 것 같고 교육청 입장을 들어보면 노조의 주장이 막무가내인 것 같다. 이번 경우도 교육청에서 해당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다른 부서로 가면서 발생한 듯 보인다. 갈참인 직원들은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노조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공수표를 날리고는 훌쩍 다른 부서로 가버리고 그들이 남발한 약속을 수습해야 하는 새로운 팀장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현안을 처리해야 하는지 곤혹스러운 상황에 울상이 되곤 하는 것이다. 교육감실 맞은편에 위치한 보좌관실은 그야말로 관공서 민원실처럼 늘 시끌벅적하다. 그럴 때면 나는 슬그머니 옥상으로 올라가 담배를 피우다 내려올 수밖에 없다. 제 3자 입장에서 듣고만 있는 나조차도  일하는 데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그러니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각각의 민원을 처리해야 하는 직원들의 고충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노조원들은 목소리도 어찌 그리도 큰지 흡사 빚 받으러온 사람들처럼 목소리가 사무실 안에 쩌렁쩌렁 울린다. 생계가 걸린 문제이니 그럴 것이다. 터무니없이 먼 곳으로 발령을 낸 것은 해고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며 팀장과 노사담당 보좌관을 공격하는 그분들을 보면서 내가 문화예술 특보인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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