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오랜만에 대공원(관모산) 행 본문
코로나 이후 금지되었던 대공원 출입이 얼마 전부터 허용되었다.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과 관모산을 찾았다. 날씨도 쾌청하고 공기의 질도 좋아 산행하기에는 최적이었다. 공원과 산책로는 사람들로 붐볐다. 가을은 바이러스 창궐 속에서도 저 홀로 깊어가고 있었다. 산의 초입부터 붉은 빛이 돌기 시작한 나무들이 우리를 맞았다. 마스크를 한 등산객들의 발걸음도 가벼워 보였다. 출사 나온 사진동호회 아마추어 작가들이 경치 좋은 곳마다 몰려들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다. 걸어가며 만나는 그 모든 풍경들이 정겹고 보기 좋았다. 문학산 종주 이후 한 달 만에 하는 산행이었지만 평소에 러닝을 꾸준히 했기 때문인지 산행은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정상까지 쉬지 않고 한 호흡에 올랐다. 관모산 정상 팔각정에는 이미 올라와 쉬고 있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총무의 요구에 따라 인증사진을 서너 장 찍은 후 점심을 먹기 위해 곧바로 하산했다. 주차 문제 때문에 다른 코스를 타고 있는 일행들을 기다리며 호수 주위를 두어 바퀴 돌았다. 오가며 아는 사람 두어 명을 만났지만 마스크를 썼기 때문인지 나를 못 알아보는 듯해서 나도 그냥 지나쳤다. 11시 반쯤 식사를 위해 식당가로 향했다. 입구쪽부터 엿장사, 장난감 장사, 각종 주전부리를 파는 행상들로 장사진이었다. 인파를 뚫고 식당에 도착하니, 우리가 점심을 먹기로 한 ‘은행나무집’ 그 넓은 식당이 손님들로 대만원(大滿員)이었다. 실내는 이미 자리가 차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자켓을 벗자 시원한 바람이 온몸을 감쌌다. 칼국수와 파전, 보쌈과 막걸리로 식사를 하고 오후 두 시쯤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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