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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불타는 5월 본문

일상

불타는 5월

달빛사랑 2020. 5. 1. 12:17

 

 

오늘은 5월의 첫날이자 노동자의 날. 올해는 전태일 열사 50주기가 되는 해다. 그 50년 동안 노동운동은 나름 비약적인 발전을 한 건 사실이지만 노동자의 처지는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 사실에 우울한 생각이 든다. 여전히 거리에서 고공에서 생사를 넘나들며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허다하다. 자본의 공세는 더욱 교묘해지는데 노동계급 내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 군소 사업장의 노동자들과 대공장 귀족노조의 노동자들 사이의 위화감은 자꾸만 증폭되고 있으니 이러한 현실을 생각하면 너무도 안타깝다. 자본주의가 온존하는 한 노동자의 처우 개선은 불가능한 것인가. 생각이 많아지는 하루였다. 엊그제 물류창고 작업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40여 명 가까운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라지만 이처럼 노동자들은 여전히 사선을 넘나들며 노동을 해야 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노동자를 단순히 일하는 기계가 아니라 세상을 움직이는 힘의 근원이라고 생각한다면 이처럼 노동자의 생명이 경시되고 근로 조건에 대해 무신경할 수는 없을 텐데……


울 엄마 오늘 파마했다. 비녀를 꽂아도 될 만큼 머리카락이 자랐지만, 지난가을 이후 미용실에 가지 않고 긴 머리를 뒤로 묶은 채 지내오고 있었는데, 오늘 드디어 누나의 성화에 못 이겨 미용실에 간 것이다. 사실 나는 생머리를 소녀처럼 뒤로 묶은 엄마의 머리가 귀엽고 좋았는데…… 엄마는 가끔 “파마를 안 하니까 이상하고 지저분해 보이지?”하고 물어보셨다. 그때마다 나는 “아니요. 괜찮아요. 예쁘세요.”라고 대답해 드렸다. 실제로 나는 할머니들의 전형적인 뽀글이 파마보다 꽁지를 묶은 엄마 머리가 훨씬 귀엽고 보기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강원도 고성에서 다시 큰 산불이 났다. 양간지풍이 마치 풀무질을 하듯 불길을 돋우고 있는 모양인데, 걱정이다. 빨리 저 불길이 잡혀야 할 텐데…… 바이러스 공격에 노동현장 화재, 그리고 산불까지…… 참으로 잔인하게 봄날은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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