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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흉몽인 줄 알았더니 길몽이라네 본문

일상

흉몽인 줄 알았더니 길몽이라네

달빛사랑 2020. 4. 13. 23:10

 

바닷물 속으로 장례 행렬이 빠르게 지나갔다. 나는 마치 어항을 위에서 내려다보듯 끝도 없이 이어지는 장례 행렬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름이 생각나지는 않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분명한 누군가는 내 발밑으로 흐르는 거센 물살에 휩쓸려 허우적거리면 떠내려갔다. 꿈속에서도 눈앞의 현실이 제발 꿈이길 바랐다. 그러다 잠에서 깨었을 때 창밖은 어슴푸레 밝아 오고 있었다. 도대체 꿈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어 자리에 누운 채 휴대폰으로 “시신이 물에 둥둥 떠내려가는 꿈”을 검색했다. 재물이 생길 꿈이라는 해몽이 지배적이었다. 나의 불안한 정서가 만들어낸 악몽인 줄 알았는데 길몽이라니 의외였다. 만에 하나 가족이나 지인에게 사고가 생길 징조라는 해몽을 읽었다면 괜스레 마음이 불편했을 텐데…… 아무튼 불쾌한 마음으로 잠이 깼다가 길몽이란 검색 결과를 읽고는 마음이 다소 편해졌다. 명색이 크리스천인데 꿈 하나에 싱숭생숭해지는 유리감성이라니, 헛웃음이 나왔지만 구순이 넘으신 어머니와 살다보니 꿈 하나도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나저나 복권을 사야 하나.

 

저녁에는 후배 장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갈매기 행(行). 장과 내가 도착했을 때 혁재도 앉아 있었지만 그는 이내 애인을 만나러 가야한다며 일찍 먼저 일어났다. 요즘 ‘남동희망 공간’이 이가갈 곳에서 목수 후배를 도와 페인트 일을 해주고 있다던데, 그래서 그런지 무척 피곤해 보였다. 걱정됐다. 일당을 받고 일을 하는 것이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하지 않았다. 혁재는 분명 돈보다는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일을 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에게서 돌아올 대답은 뻔했다. 사람들이 그의 착한 심성을 이용하지 말았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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