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장맛비 하루 종일 본문
하루 종일 비 내렸다. 컨디션은 최악이고 기침은 여전했지만 인천작가회의 시 분과 모임에는 참석할 수밖에 없었다. 분과 쪽에서 강제한 것이 아니라 섬에서 일부러 (모임 때문에) 나온 권이 형의 연락을 받았을 때 마음이 움직였다. 비슷한 마음들이었을까, 평소에 너덧 명 모이던 합평회에 12명이나 참석했다. 제출된 시도 8편이나 됐다. 심 시인의 시가 최근에 좋아졌고, 나머지 시인들은 기대에 못 미쳤다. 그래도 계속해서 작품을 만들어 내는 그들이 부러웠다. 변명 같지만 시와 별반 관련 없는 원고들만 들입다 써야 하는 상황은 시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쉽게 허락하질 않는다. 언젠가 문우들과의 술자리에서 누군가 말했다. ‘오롯이 시만 쓰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만약 그런 시인이 있다면 팔자가 늘어진 시인일 거다. 암튼 합평회의 이점은 작품을 써가든 못 써가든 자극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시합평회 내내 창밖으로는 장한 비가 내렸다. 참석자들의 말소리가 멎은 중간 중간 빗소리는 화음처럼 들려왔다. 나는 그 빗소리가 읽고 있던 시들보다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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