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6월을 시작하며 본문
6월의 첫째 날을 조정인 선배의 시와 메모들을 읽으며 시작한다. 가끔 한 시인의 작품에 대한 도저한 집중과 완벽주의 그리고 쉬 다칠 것 같은 섬세한 감수성을 만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뒤이어 약간의 질투가 동반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때의 질투심은 일그러진 시샘과는 좀 다른, 뭐랄까 내 정서가 그 순간 고양되고 있다는 그런 느낌에 가깝다. 사실 이런 마음이 나는 조금은 낯설다. 최근에 만난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는데 나이가 들면서 까칠한 공격성이 둔해진 것이거나 시를 보는 관점에 모종의 변화가 찾아들었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아무튼 지극히 사적인 일정부터 사회적 동물로서의 일정까지 다양한 일정들이 포진해 있는 6월을 맞아 새삼 마음을 다잡아 본다. 어머님의 생신과 진안 방문 그리고 재단 이사회 등 소소한 감동은 물론 아슬아슬한 마음의 줄타기가 예견되는 다양한 일정 속에서 부다 몸과 마음 다치지 않게 되길 바랄 뿐이다.
오후에는 강화에 사는 허용철 선배 정년퇴임 기념 전시회를 다녀왔다.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선배는 이제 야인이 되었다. 다소 긴장이 풀린 이후의 삶이 그의 창작에 도움이 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수십 년 간 민중미술이라는 고단한 작업을 진행해 온 형으로서는 소중한 휴식의 시간을 갖게 된 셈이다. 모쪼록 더욱 깊고 넓어진 작품 세계를 만나게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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