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홍상수 영화 <그 후>를 보다 본문
봉완(권해효, 출판사 사장) : "그럼 아름인 믿는 게 뭐야?"
아름(김민희, 출판사 새로운 직원) : "저는 제 자신이 주인이 아니라는 거, 주인공이 아니라는 걸 믿어요. 절대로 아니라는 거. 그리고 두 번째로는 언제든 죽어도 된다는 걸 믿어요. 정말로 괜찮다는 걸 믿어요. 셋째로는 모든 게 다 괜찮다는 걸 믿어요. 모든 게 다 사실은 아름다운 것일 거라는 걸 믿어요. 영원히. 이 세상을 믿어요."―영화 <그 후>(홍상수 감독, 2017) 중에서
두 사람의 이 대화는 아마도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세상을 향해 던지고 싶었던 말이 아닐까 싶다. “모든 게 다 사실은 아름다운 것일 거라 믿어요. 영원히. 이 세상을 믿어요.” 과연 그들의 소망대로 세상이 앞으로 그들에게 우호적이고 아름다운 표정을 지어줄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영화 속에서 김민희는 독보적으로 빛난다. 남자 캐릭터는 늘 그랬던 것처럼 몹시도 비겁하고 찌질하고 우유부단하고...... 그래서 보는 내내 불편하고 뜨끔! 했다.
(아름, 택시를 타고 가다가 눈 내리는 밤 풍경을 보며 기도한다) "하나님, 기도드립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이시고, 모든 게 영원히 하나님 품 안입니다. 그러니 하나님, 뜻대로 되옵소서. 하나님 맘대로 그대로 되옵소서." 아, 홍상수, 이 잔인하고도 주도면밀한 리얼리스트 같으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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