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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문화재단 이사회 본문

일상

문화재단 이사회

달빛사랑 2017. 7. 24. 22:30

현재 지역 문화계에서 말들이 많은 인천문화재단 사무처장 공채와 관련한 논의를 하기 위해 이사회가 열렸다. 이사회 내부도 이사들 각자가 지향하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몇 개의 이견그룹들로 나뉘어져 있는데, 나와 같은 진보적 문화예술계의 흐름은 당연하게도 소수다. 따라서 중요한 결정이 다수결로 갈 경우, 나는 어쩔 수 없이 '공동정범' 되어 버리기 일쑤다. 나의 의사는 아니지만 어쨌든 잘못된 결정을 막지 못하고 그것을 추인하는데 조직의 한 성원으로서 일정한 역할 한 것이기 때문이다. '저쪽' 진영의 경우 그들끼리 의기투합도 잘 되고 역할분담도 기능적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들의 전횡을 막기란 불가항력적이다. 오늘 사무처장을 심의할 추천위원 3인을 인선하는데, '저들'은 호기있게 세 명 중 한 명으로 나를 거명했고, 나는 만장일치로 추대되었다. 하지만 세 명 중 두 명을 저쪽 진영에서 맡았기 때문에 결국 나는 논의 구조 속에서 다시 소수가 되었다. 어차피 결정은 저들의 뜻대로 가져갈 수 있는 구조이므로 한 자리 정도는 선심 쓰듯 상대 진영에게 양보(?)하는 정치력을 보인 것이다. 적어도 문화와 예술을 고민하는 문화재단의 이사회가 이렇듯 정치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긴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문화재단의 선임이사 중 문화예술인들은 별반 없다. 대표이사도 애초에 보여주었던 결기가 지역 문화 토호들의 위세에 다소 위축된 듯 보였다. 나는 끝까지 그 분의 순수성을 믿고싶어하는 사람 중의 하나다. 하지만 대표이사가 자신의 소신을 외부적 압력에 계속 굴복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나도 그 믿음을 거둘 수밖에 없는 일이고 대의를 위해서 문제제기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쨌든 논의된 사안 및 의결된 내용들의 무게감과는 무관하게 회의가 끝나고 그들이 보인 모습은 무척이나 화기애애했지만, 나는 그것이 위선 같기도 하고 또 한 편의 쇼를 보는 것 같기도 해서 무척 불편했다. 심지어 뒤풀이 자리에서 한 시의원 출신 이사는 함께 한 여성 이사에게 노골적인 추파를 던지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는데, 그런 사람들이 인천의 문화와 예술을 고민하는 중차대한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부아가 치밀기도 하고 한편으로 인천 문화예술 현장이 안쓰럽기도 하다. 어쨌든 나는 소신대로 갈 것이다.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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