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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시청공무원들과의 오찬

달빛사랑 2017. 7. 20. 21:00

'언제부터 인천민예총이 공무원들과 이렇듯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던 걸까.' 식사를 하면서도 내내 그 생각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하긴 이전처럼 진보적 문화운동단체인 민예총과 공무원들이 적대적인 관계를 맺어오고 있지는 않다. 거버넌스라는 맥락에서도 그렇고, 민예총도 시비 지원을 받아 활동하는 기간 단체이기 때문이다. 그들 역시 시 문화행정을 펼쳐나가는데 우리와 같은 현장의 목소리가 절실하게 필요할 것이다. 다만 내년 지자제 선거를 앞두고 보이는 현 시장의 행보와 우리들의 오늘 간담회 자리가 모종의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었다. 정보에 의하면 옛날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다시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나로서는 자유한국당 소속의 시장을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만남의 의도가 아무리 순수하다고 해도 참외 밭에서 신발끈을 고쳐 매는 행보는 조심해야 할 일, 민감한 시기 열리는 공무원과의 간담회 자리가 불편하고 조심스러워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우리로서야 평소에 하고 싶었던 모든 이야기를 기탄없이 쏟아낼 수 있는 발언의 장이라서 마다할 이유는 없긴 하지만..... 만약 몇 차례의 식사와 간담회 자리를 통해 문화예술인들의 생각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바꾸어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럴 리는 결코 없겠지만) 그건 그들의 크나큰 오산이 아닐 수 없다. 할 이야기는 하고, 도와줄 것은 도와주는, 불가원 불가근의 관계가 현재로서는 가장 적당한 형태의 관계라는 생각이다. 인천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진정성 있는 태도로 일해준다면 우리가 도와주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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