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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친구의 (뻔한) 러브스토리를 (또) 듣다..^^ 본문

일상

친구의 (뻔한) 러브스토리를 (또) 듣다..^^

달빛사랑 2010. 9. 6. 23:00

 

 

퇴근 후... 친구를 만나 술을 마시며

‘또 다시’ 그의 러브스토리를 듣는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에서, 달 뜨는 밤마다 풀어놓는

친구 허 생원의 러브스토리를,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추임새까지 넣어가며 들어주던 조 선달의 심정이 되어

친구의 애틋한(빛바랜) 사랑 얘기를 듣는 것이다.

술 잔이 오고갈수록 더욱 애잔해지는 이야기...

메인 안주가 나오기 전, 기본 안주를 뒤적이며 숨을 고르고,

안주가 나오면 첫 잔을 부딪치며 본격적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발단과 전개 부분이 펼쳐지고, 

술병의 숫자가 서너 병을 넘어설 때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절정을 향해 달린다.

그리고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짠한 결말..

아.. 오늘도 친구는 익히 들어 알고 있듯 사랑에 성공하지 못한다.

성실한 청자인 나는, 감정이입이 되어 괜한 허전함에 술을 들이킨다.

 

세상의 모든 사랑이야기들은 하나같이 극적이다.

백 사람의 사랑 이야기는 백 개의 소설이고,

백 개의 희곡이자 백 개의 시나리오다.

사랑에 빠진 이들은 모두 로미오이고, 캣츠비이고, 

카추샤이고, 알리 맥그로우인 것이다. 그런데.... 희안한 것은...

기혼자들의 경우, 자신의 배우자와 사랑을 키워가던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들은, 

분명 극적이고 아름다운 한 편의 ‘소설’이자 ‘영화’였을 텐데,

세월이 지난 현재, '그것'(영화 같은 사랑)들은 

어찌 이다지도 '그로테스크한 다큐'로 변해버린 것인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나저나... 다음 번에는 나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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