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동창회(music - Lulu, ' To Sir With Love' - 언제나 마음은 태양 OST) 본문
묘한 감상을 불러 일으켰지
숲으로 둘러싸인 교정의 저녁
계절마다 새롭게 옷을 갈아입던 나무들,
야한 낙서들이 흰 분필로 쓰여져 있던
산으로 통하는 길목의, 낮에도 어둡던 화장실,
닭싸움 말타기를 하고 놀던 작은 운동장의 모래밭,
한 달에 한 번 어김없이 실시되던 민방공 훈련,
가상 적기의 공습 속에서도 와글와글 떠들며 대피하던
염산공장 쪽 소나무 숲,
6학년 여름, 전학 온 친구의 진한 경상도 사투리,
등하교길 양변에서 흔들리던 코스모스,
생물실의 온갖 도감(圖鑑)들과 묘한 포르말린 냄새,
뒷산의 진달래,
멋부리던 나의 장발(長髮),
섬뜩한 용어들을 쏟아 내던 반공웅변대회.......
.
.
.
아직도 지워지지 않았구나
흑백의 추억들...
모자에 달렸던 무궁화 교표와 닮아 있는
반백(半白)의 은사(恩師).
***moon.g.b(달빛사랑)
Lulu - To Sir With Love (언제나 마음은 태양 OST)
'현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버지와 라디오( music - Freddie Aguilar, 'Anak' ) (0) | 2008.12.20 |
---|---|
제주 4·3 항쟁 유해 발굴 현장을 보면서(music - '잠들지 않는 남도') (0) | 2008.12.18 |
그리움 (0) | 2008.12.15 |
그해 겨울 (music - 이선희, '조각배') (0) | 2008.12.13 |
병일이 아버님 장례식 모습(2008년 8월) (0) | 2008.12.13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