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그리움은 언제나 내 몫이었지 (5-23-목, 맑음) 본문
종일 청사는 조용했다. 감(監)이 출장 가면 부모님이 여행 가고 아이들만 남은 집처럼 청사는 뭔가 새로운 분위기로 덧칠되는 느낌이다. 비서실은 특히 썰렁해진다. 수발해야 할 대상이 부재하니 그럴 수밖에. 연월차를 내는 직원이 많아지고 식당에서 만난 직원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아 보인다. 수장이 출타한 모든 곳(이를테면 직장, 군대 등)의 모습일 게다. 그곳이 어디든 수장은 기대야 할 대상이면서 부담스러운 존재인 모양이다.
오랜만에 경과 안부를 나눴다. 경은 환절기에 감기가 기승이라며 건강을 염려했다. 그렇잖아도 목 감기를 앓고 막 빠져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답장했더니 경은 웃었다. 바쁜 일정 때문에 서로 만나지는 못하고 가끔 이렇게 안부만 묻는다. 안부를 묻고 물어오는 마음만 애틋하다. 그래도 한 하늘 아래 살고 있고, 언제든 연락하면 볼 수 있는 곳에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그리움은 늘 내 몫이라서 기다림이 결코 지루하지 않다고 내가 나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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