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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흐린 날에도 난 이곳에 있어요 (3-26-화, 비 오고 흐림) 본문

일상

흐린 날에도 난 이곳에 있어요 (3-26-화, 비 오고 흐림)

달빛사랑 2024. 3. 26. 23:15

 

요즘 이곳은 자주 흐립니다. 오늘도 이른 아침부터 빗방울이 날렸어요. 종일 마음이 싱숭생숭했던 건 당연한 일입니다. 원래는 비가 와서 쉬려고 했는데, 한의사협회 사무장인 성태 형과 점심 약속을 잡았다는 보운 형의 전화를 받고 늦게 출근했습니다.❚ 점심은 갑오징어 전문점에서 먹었어요. 성태 형이 우리를 만나자고 한 건 교육청에서도 직원 복지 차원에서 한의사를 상주시키는 게 어떤지를 물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미 시청에는 한의사가 상주하며 직원들의 건강을 관리해 주고 있다는군요. 의미 있는 제안이라서 업무 담당 특보인 보운 형은 비서실장과 논의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식사 후 카페로 이동해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Heavy talker인 성태 형의 밉지 않은 수다를 들어주었습니다. 정말 쉬지 않고 말하더군요.❚퇴근 무렵에는 상훈이와 연락이 되어 인천집에서 도다리쑥국을 안주로 소주를 마셨어요. 봄이라서 그런지 쑥 냄새가 구수했습니다. 상훈이는 도시 아이가 어떻게 그런 안주를 아는 건지 모르겠어요. 다른 날보다 일찍 술에 취한 상훈이를 먼저 보내고 오랜만에 갈매기에 들렀습니다. 오늘은 인천집보다 갈매기에 손님이 더 많더군요. 희한했습니다. 하기는 이런 날도 있어야지요.❚사실 갈매기에 들어갈 때만 해도 술을 더 마실 생각은 없었고 그저 내가 아는 단골들의 안부만 묻고 곧 일어날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웅이가 나타났고, 잠시 후에는 조구 형까지 들어오셔서 어쩔 수 없이 오래간만에 막걸리를 마셨지요. 반갑고 좋았어요. 모두 무탈하게 잘 지내고들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텔레비전에서는 한국과 태국의 축구 시합이 중계되고 있었는데, 한국에서 첫 골을 넣었을 때쯤 나는 피곤해서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조구 형 만날 줄 알았다면 소주를 덜 마셨을 텐데……. 아쉬웠습니다.❚전철역까지 걸어오면서 시간을 확인한 후 너무 늦은 시간이 아니라서 H에게 전화했습니다. 통화는 집에 도착해서도 계속되다가 조금 전인 11시 20분쯤에야 끝났습니다. 늦은 시간에도 전화할 곳이 있고, 내 목소리를 반가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 기쁘고 행복한 일입니다. 그래요. 맑은 날에도 흐리고 비 내리는 날에도 나는 늘 이곳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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