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치과 진료, 잇몸절제 수술 (11-02-목, 맑음) 본문

일상

치과 진료, 잇몸절제 수술 (11-02-목, 맑음)

달빛사랑 2023. 11. 2. 20:59

 

 

다시 잇몸 절제수술! 마루타도 아니고, 이거야 원. 이상하게 오른쪽 윗잇몸이 쉬 낫질 않는다. 오늘 원장은 잇몸 수술 부위를 손으로 꾹꾹 눌러본 후, "왜 오른쪽은 아물지를 않고 고름이 나오는 걸까?" 하며 한숨을 푹 쉬었다. 나는 그녀의 혼잣말을 듣고 속으로 '뭐? 고름이 나온다고? 그렇다면 수술 부위에 염증이 진행되고 있다는 거 아니야?' 갑자기 걱정이 밀려왔다. 이러다 잇몸이 다 무너져 내리면 임플란트도 물 건너가는 거 아닌가 걱정되었다. 사실 통증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수술 이후 몇 차례 술을 마셨는데, 그것 때문일까 싶어서 "혹시 음주 때문에 그런 걸까요?" 물었더니, 그건 아니라고 했다.

원장은 결국 오늘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원장은 "아, 정말 잇몸을 열지 않으려고 했는데....." 하며 수술을 시작했다. 마취부터 엄청난 통증이 느껴졌다. 잇몸을 절개해 임플란트 부위를 살펴보고 염증 부위를 찾아 근원을 모두 긁어내는 수술이라고 했다. 마취 때문에 통증은 느낄 수 없었지만, 뭔가 자르고 찌르고 긁어내는 소리가 들렸고 힘이 가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위생사들이 부지런히 움직였다.  

임플란트 식립한 후, 임시치아와 잘 맞으라고 잇몸뼈 중 돌출 부위를 잘라냈는데, 그때의 수술 부위가 여전히 아물지 않는 것 같았다. 하긴 멀쩡했던 잇몸 뼈를 강제로 잘라냈으니 아무는 데 시간이 걸리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게다가 내가 본래 잇몸이 부실하고 또 최근 들어 혈당수치도 높아져 염증이 더디 회복되는 게 분명하다. 염증을 치료하고 절개 부위를 실로 꿰맸다. 다행히 임플란트에는 문제가 없었다. 원장이 봉합을 마무리하는 동안 나는 입을 벌린 상태에서 '아마 잇몸 뼈도 뚫리고 잘려나가느라 화가 많이 난 모양이군. 이렇듯 염증으로 소소하게 복수하는 걸 보면' 하는 실 업는 생각을 했다.

접수대로 나가니 위생사가 따라 나오며 수술 부위가 덧날지도 모르니 소독하러 내일도 방문하라고 했다. 예약 시간을 확인한 후, 2024년 새해 달력을 받아 들고 치과를 나왔다. 오늘은 수술을 했기 때문에 약 처방이 있어 약국에 들렀다가 집까지 걸어서 왔다. 날이 하도 포근해서 입고 있던 카디건을 벗어서 들고 왔다. 돌아와 옷을 벗으니 티셔츠가 다 젖어 있었다. 마취가 풀리면서 비로소 엄청난 통증이 몰려왔다. 배는 고팠지만 음식을 씹을 수가 없어 곰탕국물에 순두부와 계란을 풀어 저녁을 대신했다. 처방해 온 약을 먹었더니 그나마 통증이 완화되기 시작했다. 오늘 수술이 치과에서 받은 마지막 수술이었으면 좋겠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