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어떤 딜레마 (07-05-수, 비 오다 갬) 본문
오래전에 바보처럼 당했던 모종의 일로 인해 큰 부담 덩어리 하나가 생겼다. 짜승스럽고 잠시 심란했으나 다시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생각한다고 해서 달라질 게 없기 때문이다. 성격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당겨서 미리 걱정하곤 한다. 하지만 그건 마음만 더욱 심란하게 만들 뿐 결코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걸 안다.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다. 무엇보다 지금은 이 정도의 문제는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다만 아까울 뿐. ❚요즘에는 대체로 ‘집 안’에 머물고 있다. 건강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 모든 게 재미없어졌다. 경제적이든 정치적이든 혹은 지극히 개인적인 명예욕이든 사람들은 대부분 하나 이상의 욕망을 지니고 산다. 나도 그렇다. 다만 나는 내가 속한 조직이나 내가 아는 사람들이 각자 지닌 욕망으로 인해 싸우고 비방하고 저주하고 결국엔 적대하게 되는 모양새가 싫은 것이다.❚한편, 나와 욕망 때문에 싸울 일이 없는, 그야말로 합이 잘 맞는 사람들과 만나면 과음하게 된다. 이를테면, 혁재와 만나 차를 마시며 고즈넉이 대화하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 딜레마다. 싫은 사람이야 안 만나면 그만이지만 친한 사람을 만날 때마다 몸이 축나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안타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분간은 계속 ‘집 안쪽’에 머물며 건강을 챙길 생각이다. 좋은 사람은 얼굴 보지 않는다고 멀어지지 않는다(고 나는 믿는다).❚정치는 당연하게도(이렇듯 '당연하게도'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너무 슬프지만) 더욱 형편없어졌다. 검찰독재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눈치마저 보지 않는다. 말기적 증상이다. 이 미친 세월을 마음 다치지 않고 살아내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러니 몸이라도 축나지 않게 챙길 수밖에.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의 사랑이 폐허로 남더라도 (07-07-금, 구름 많음) (0) | 2023.07.07 |
---|---|
빨간 약, 파란 약 (07-06-목, 맑음) (0) | 2023.07.06 |
종일 장맛비 오락가락하고 (07-04-화, 종일 비) (0) | 2023.07.04 |
이제 구내 식당도 키오스크네! (07-03-월, 맑음) (0) | 2023.07.03 |
폭염주의보 (07-02-일, 맑음) (0) | 2023.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