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혁재는 로미를 떠날 수 있을까요? (06-15-목, 맑음) 본문
혁재 커플은 2박 3일 일정으로 여행을 떠났어요. 그들은 오늘 밤 속초에 있을 겁니다. 오래전 나도 속초 '영랑호리조트'로 여행을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는 제 곁에 아내가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참 여행을 많이 다니던 시절이었어요. 엄마를 모시고 떠난 여행도 여러 번이었어요. 힘든 티를 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나와 함께 산길을 걷던 엄마가 생각납니다. 고창 선운사, 변산 채석강, 설악산, 마이산, 주문진, 지리산 등 엄마와 함께 한 여행의 기억이 아직도 오롯합니다. 그때는 참 좋았어요. 엄마도 아내도 젊은 나도 생각나네요. 돌아가시기 6개월 전쯤 인천대공원 산책로를 함께 걸은 게 엄마와의 마지막 산책이었습니다. 그때는 엄마가 체력이 많이 약해지셔서 자주 벤치에 앉아 숨을 고르고 걸어야만 했습니다. 벤치에 앉아 텅 빈 눈으로 왕벚나무 우둠지를 무연히 바라보던 엄마의 모습이 지금도 선합니다.❚그나저나 로미가 아니라면 혁재는 여행을 꿈꾸지 않았을 겁니다. 술만 마시면 마음 닿지 못할 곳이 없는 그가 굳이 여행 떠날 이유가 없는 거지요. 오늘 밤 그들은 동해의 밤물결을 눈과 맘속에 담으며 술 한잔하겠군요. 그들의 밤이 아름답기를 기원합니다.❚나도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호젓한 산길을 오래 걷는 그런 여행...... 사는 동안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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