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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많은 비 내린 어린이날 (05-05-금, 종일 비) 본문

일상

많은 비 내린 어린이날 (05-05-금, 종일 비)

달빛사랑 2023. 5. 5. 20:45

 

나에게는 행복하게도,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불행하게도 예사롭지 않은 비가 종일 내렸습니다. 대기질은 좋아 그간 미세먼지 때문에 열지 못했던 모든 문을 열어 환기했습니다. 실내 공기가 금방 기름때를 벗겨낸 주방 타일처럼 가볍고 투명해지는 걸 느꼈습니다.❚점심때쯤에는 진안의 영택이가 전화를 걸어,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미나리전 안주에 막걸리를 마신다고 자랑했습니다. 시적인 감수성을 충전하기 위해서라도 진안에 내려와야 한다고 성화였습니다. 숲 속의 정령들이 문 앞까지 와서 함께 막걸리를 마셔주고 있다는 둥, 앞산의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져 매일 봐도 늘 즐겁다는 둥, 이미 알고 있지만, 들을 때마다 매번 부러워지는 진안의 안분지족 한 삶을 내게 강조했는데, 그때는 나도 식사하려고 막 식탁에 앉았을 때였고, 게다가 식어가는 국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양해를 구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하지만 숟가락을 들며 문득 ‘후배들이 진안의 삶을 외로워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진안의 삶이 행복하다는 사실을 ‘너무 심하게, 자주’ 강조하는 게 맘에 걸렸거든요. 그런 거 있잖아요. 한 감정의 발흥을 억제하려고 반대의 감정을 과잉 표출하는 일 말이에요. 일종의 오버액션 같은……. 아니라면 다행이고요.❚종일 강수지와 김국진의 알콩달콩 지내는 모습에 빠져 지냈습니다. 가슴이 말랑말랑해지더군요. 7~8년 전, SBS 오락프로그램 중 ‘불타는 청춘’이란 프로가 있었습니다. 4~50대 중년들이 나와서 오랜만에 자신들의 청춘기를 돌아보며 함께 대화하고, 친구들과 게임도 하고 여행도 다니는, 전형적인 야외 버라이어티 콘셉트의 오락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국진과 강수지는 결국 사랑을 확인하고 결혼까지 하게 됩니다. 특히 김국진을 향한 강수지의 귀엽고도 지극한 애정 표현은 많은 시청자에게 흐뭇한 감동은 물론이고 죽어가던 중년의 연애 세포를 깨우는 데 일조를 하지요. 함께 출연했던 김완선, 김동규, 김도균, 양금석 등의 ‘활약’도 관점 포인트입니다. 아무튼 종일 ‘치와와 커플’(김국지 강수지 커플을 부르는 애칭)의 알콩달콩한 꽁냥거림을 보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팬으로서 응원하는 마음이다가 어느 순간 감정이입 되어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무엇보다 두 사람 모두 참 착하고 아름답더군요. 현재 부부가 되어 잘 살고 있는 두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나저나 꿈에서도 그들의 여행지를 따라다닐 것 같아서 걱정이네요. 나도 그 두 사람처럼 가슴 뛰는 사랑을 하고 싶은데..... 죽기 전에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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