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황사 (04-12-수, 최악의 먼지) 본문
아침부터 교육청 안전복지과와 경기도, 중앙정부의 재난 알림 문자가 속속 도착했다. 최악의 황사가 도착했으니 아이들과 노인, 기저질환자들은 외출을 삼가고 각급 학교에서는 외부 수업을 금지하도록 하는 문자였다. 휴대전화 AI에게 날씨를 물었더니 역시나 최악의 미세먼지를 경고했다. 나쁜 먼지를 일상처럼 흡입하는 중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 보였다. 어떤 사진에서는 마천루 끝이 보이지 않았고 또 어떤 사진에서는 건물의 아랫도리가 먼지에 잠겨 보이지 않았다. 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고, 그로 인해 해수면이 높아지는 것도 큰 문제이지만, 독가스 같은 황사나 미세먼지도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강력한 공격 기제들이다. 이제는 물을 사 먹듯 공기도 편의점에서 사 먹어야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산업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와 사막의 바람이 만나 만들어진 독가스 같은 황사는 앞으로도 우리를 집요하게 공격할 게 뻔한데,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듯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게 더욱 우리를 절망스럽게 만든다. 신의 재앙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만약 황사나 바이러스에 지구인을 심판하려는 신의 의도가 반영되었다면, 인간이 뭘 할 수 있겠는가. 시시각각 다가오는 종말의 순간을 속절없이 기다리고 있을 수밖에. ❚오늘 비서실장은 등과 어깨, 팔뚝의 통증을 호소하며 여러 번 내 방을 찾았다. 올 때마다 나는 정성스럽게 마사지를 해주었는데, 그는 통점을 건들 때마다 "헉!" 하는 신음소리를 냈다. 통증이 예사로워 보이지 않았다. 엊그제 병원 진료도 그렇고 최근 그의 건강이 무척 걱정된다. 얼마 전 임플란트를 위해 기둥 세 개를 박았고, 몸살이 다 낫지 않은 상태에서 마라톤을 했으며, 비서실장으로서의 과도한 업무 등이 누적되면서 몸 상태가 안 좋아진 걸로 판단된다. 그에게는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젊었을 때는 아무리 몸을 혹사시켜도 체력이 그 모든 걸 감당할 수 있었지만, 60대의 몸은 생각과는 다르다. 한 시간에 한 번씩 내 방을 찾은 비서실장은 마사지를 할 때마다 “조금 더 위, 아니 조금 아래. 맞아요. 거기, 바로 거기요. 아윽!”하며 내게 몸을 맡겼다. 덩치가 좋은 그의 몸이 오늘따라 왠지 왜소해 보이기까지 했다. 어제 또 강릉에서 큰 산불이 났다. 모든 사람에게 올봄은 참으로 모질다.
퇴근길에 갈매기에 들렀다가 조구 형님 만남.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제법 많은 술을 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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