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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시대 유감ㅣ고교 동창 번개 모임 (12-26-월, 맑음) 본문

일상

시대 유감ㅣ고교 동창 번개 모임 (12-26-월, 맑음)

달빛사랑 2022. 12. 26. 20:28

 

새벽에 일찍 깨어 뉴스 보다가 다시 잠이 들어 결국 늦잠을 자고 말았다. 깨어 보니 8시 20분, 대충 머리만 감고 간신히 출근 시간에 늦지 않게 청사에 도착했다. 청사는 신규 교원 충원 문제로 교육청과 입장차를 보이던 전교조의 갑작스러운 (아니 충분히 예상됐던) 기자회견과 점거 농성으로 아침부터 어수선했다. 민주노총 사무처장 출신의 비서실장은 전교조의 입장을 백분 이해하고 있었기에 교육부 지침만 앵무새처럼 강조하며 이 문제에 미온적인 담당 부서 간부들과 교육감의 태도에 잔뜩 화가 나 있었다. 담배를 피우러 올라간 옥상에서 "마누라가 제발 (비서실장을) 그만두라는 말을 어제도 하더라고요. 이러다가 공황장애가 올 거 같다니까요" 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갈등을 키우고 있는 건 현재의 교육부다. 교사의 처지와 학교의 상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탁상에서 결정된 지침만 강조하고 있으니 일선에서는 이렇듯 갈등의 골이 깊어가고 있는 것이다. 교육 정책을 들여다보면 해당 정권의 도덕성과 철학을 알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윤 정권의 교육 정책은 미봉과 단견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함량이 한참 부족한 교육부 장관을 오기로 임명할 때부터 정권의 본질은 이미 드러난 것이나 다름없다. 논문 표절에 도덕성까지 의심받던 서울대 여교수를 오기로 장관에 임명했으나 결국 몇 주만에 해당 장관은 안팎의 비판과 저항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물러났다. 이후에도 윤통은 교육계와 현장 교사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장관 임명을 막무가내로 밀어 부쳤다. 그리고 서너 달이 지난 지금 그 부작용과 난맥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어쩌다 우리는 이리도 무능력한 정권과 정치세력을 견뎌야 하는 형벌을 받게 된 것일까. 잘못된 선택의 대가가 너무 크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 막나가는 정권을 대신할 정치 세력이 현재는 없다는 것이다. 야당인 민주당도 믿을 수가 없다. 그들은 다만 이번에 권력을 획득하지 못한 똑같은 보수 정치 세력일 뿐이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민의힘과도 막후에서 서슴없이 짬짬이를 할 수 있는 세력들이다. 고달픈 건 엄청난 세금을 내면서도 안전을 비롯한 전반적인 민생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국민이다.

여야 모두가 민폐의 주범들이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이란 말을 입에 올려서는 안 된다. 싸잡아 비판하다가도 선거 때만 되면 '그래도 다시 한 번 믿어보자' 하면서 표를 주니 자꾸만 이런 질곡의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미운 놈은 떡 하나 줄 게 아니라 혹독하게 회초리를 대야 한다. 국민 무서운 줄 알게 해야 한다. 하지만 결국 다시 진부한 결론, '무엇보다 국민이 변해야 한다'라는 것으로 귀착하게 되는 이 쓸쓸한 사고의 순환 구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밖에 없는 말, '그렇다. 국민이 먼저 변해야 한다.'라는 그 말.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 한숨만 쉬다가 우리의 권리와 우리 몫의 파이를 전부 저 파렴치한 정치꾼들에게 빼앗기게 될 테니까. 한 해의 저물녘에 시름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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