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먼곳의 태풍, 종일 비 (7-31-Sun, rain) 본문
종일 비 내렸다. 아침에 운동을 마치고 센터를 나섰을 때, 비가 쏟아졌다. 선뜻 거리로 나서지 못하고 건물 안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으나 쉬 그치지 않았다. 결국 비를 흠뻑 맞고 귀가했다. 집에 와서 옷방 문을 열고 창문 쪽을 살피니 다행히 비는 들어치질 않았다. 비 내리지 않았으면 장을 볼 생각이었는데, 비 때문에 그만두었다. 전날 밤 인터넷으로 주문한 오징어젓갈과 우유, 짜파게티, 라면 등은 새벽에 이미 도착했다. 당장 먹을 반찬은 확보한 셈이다. 운동을 다녀와서 방 청소를 하고 주문한 짜파게티를 끓여 점심을 먹었다. 비는 저녁까지 계속해서 내렸다. 집 안이 하도 습해서 덥지는 않았지만 에어컨을 켰다. 텔레비전은, 무능한 대통령의 지지율이 3개월 만에 20%대로 떨어졌다며 냉소를 머금은 뉴스를 종일 내보냈다. 섣부른 선택이 민생을 얼마나 더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지 국민들은 절실하게 깨닫고 있을 것이다. 이제 고작 3개월이다. 앞으로 4년 9개월을 더 견뎌야 한다. 국민들이 불쌍하다. 자업자득이지만, 연민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서로를 연민하며 치욕의 시간을 견뎌야 할 것이다. 나 역시 냉소가 지나치니 마치 국민이 아닌 것처럼 이야기한다. 선거 패배가 남긴 고약한 상처이자 버릇이다. 사실 냉소와 증오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는데 말이다. 해결되지 않은 것 투성이인데, 7월이 다 갔다. 사자자리들의 계절, 8월은 시작되겠지. 크게 달라질 건 없지만, 아니 달라지고 싶지 않지만, 미래의 시간을 내가 어찌 가늠할 수 있겠는가. 언제나 그래왔듯 나는 자주 용감하고 뻔뻔하게, 또 가끔은 치사하게 살게 되겠지. 용감함의 시간 속에도 치사함의 시간 속에도 나의 친구와 정적들은 함께 있을 것이다. 평화는 이제 추상이 되었거나 최면 효과와 같은 주술이 되었다. 천국이나 지옥처럼 아득한 것이지만, 그러나 나는 평화를 기원한다. 지극히 이기적이지만, 내 행복을 훼손하지 않을 만큼의 평화만을…… 세계 평화, 후훗! 그것은 인간이 지구상에서 사라져야만 가능한 일일 테니…… 그런 무모한 기도를 할 만큼 나는 어리석지 않다. 잘 가라.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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