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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흐르는 봄, 단식을 생각하다 본문

일상

흐르는 봄, 단식을 생각하다

달빛사랑 2022. 3. 22. 00:08

지극히 조용하게 봄날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마음속 동요를 의식적으로 억누르며 세상의 아우성에 눈과 귀를 닫아버렸기 때문일 겁니다. 원치 않는 인물의 안하무인 행보보다 작은 꽃 한 송이의 개화가 나에게는 훨씬 의미 있을 뿐입니다. 나는 저들에게 내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위임해 준 적이 없기 때문에 결코 저들의 의도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꽃들의 하품소리, 나무와 바람이 나누는 대화, 새들의 노래, 가끔 내리는 빗소리만 나의 관심입니다. 

나는 결코 세상의 중심이 아닙니다. 나와 무관하게 세상은 팽이처럼 팽팽 돌아갑니다. 내가 아는 사람들도 저마다 분주하게 자신의 역사를 쌓아갑니다. 책을 내고 상을 타고 가끔 토론회에 참석하고 누군가의 미래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시간 일부를 할애하며 행복한 피곤함을 느끼며 살고 있지요. 어쩌면 세상은 그들이 바꾸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나는 바뀐 세상에 숟가락을 얻을 준비만 하고 있는 것이고요. 

한때 나는 질투가 많았어요. 질투는 나의 힘이라고까지 말을 했지요.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고 합니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존경하거나 믿어주면 될 일입니다. 난 그저 내 몫의 삶을 감당하며 살 생각입니다. 하지만 봄날에는 부러운 게 참 많습니다. 때가 되면 어김없이 꽃대를 내미는 엄마의 난초들이 부럽고, 빈 가지에 일제히 잎을 달고 그늘을 만들어갈 나무들이 부럽고, 돌보지 않아도 피어나는 저 들꽃들의 생명력이 부럽습니다. 

그리고 부러운 친구들도 있긴 합니다. 이건 질투와는 좀 다른데, 이를테면 매일매일 술 마셔도 끄떡없는 혁재가 부럽고, 소주를 5병이나 마셔도 쉬 취하지 않는 은준이가 부럽고, 기타만 잡으면 노래가 만들어지는 승미가 부럽고, 뭔가에 꽂히면 대책 없이 몰입하는 진현이가 부럽고, 매일 섬을 찾아다니는 동렬이 형이 부럽고, 풍물을 잘하는 찬영이가 부럽습니다. 이들은 아마도 나에게 자신들이 갖지 않은 특출난 재능이 있다해도 그것을 질투하거나 시기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나는 믿습니다. 


단식을 해볼까 생각 중이었습니다. 물론 길게는 못하고 한 3일 해보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3일 단식이면 6일의 보식 기간을 가져야 한다는군요. 일정상 그렇게까지는 시간을 빼기가 쉽지 않아 그냥 소금물을 이용한 장청와 1일 금식을 해보려고 합니다. 유튜브를 검색하니 방법도 가지가지였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약간씩 차이가 있더군요. 아무튼 하루 이틀씩 시험 단식을 해보고 시간이 날 때 72시간 단식에 도전해 볼 작정입니다. 일년에 두어 번 그렇게 단식을 하면 생체리듬도 상당 부분 리셋 된다고 하는데, 사람마다 체질도 다르고 단식을 진행할 당시 몸 상태도 다르기 때문에 결과는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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